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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리뷰] 아스트로 레인저. 엽기 댄스로 지구를 지켜라!

by 구호기사 200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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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촬물에 관심있던 분들이라면 XX맨 이라던가 XX레인져 같은 방송을 한번쯤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촌스러운 타이즈를 입은 히어로들이, 쪽팔리는 동작으로 필살기를 쓰면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그런 영상들 말이죠. 나이 들면 그렇게 유치할 수 없지만, 어릴땐 정말 가슴 두근거리면서 보았던 기억들이 남자라면 한번쯤 있을 것입니다. 요즘들어 특촬물은 점점 사양세를 타고 있지만, 그런 오버센스를 좋아하는 특촬물 매니아들이 있기에 아직도 근근히 이어지는 장르이기도 하죠.
 
아스트로 레인저는 그런 특촬물의 느낌을 잘 살린 온라인 리듬게임 입니다.
특촬물의 유치해 보이는 그런 오버센스 요소를 오히려 강조하면서, 게임에 개성을 부여하는 독특한 시도가 보이는 작품이죠.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성을 잘 살리는 카툰랜더링 기법의 그래픽, 그리고 적당히 오버하는 코믹한 댄스 동작은 다른 리듬게임과 확실한 차별화를 보여줍니다.

캐릭터 소개를 겸하고 있는 로딩화면
 
유저는 4명의 레인져 후보생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자유분방한 빨간머리 청년 혁, 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의 아이돌 나탈리, 자존심 강한 마피아 보스의 딸 레이, 근육질의 몸매를 가졌지만 섬세한 성격의 막심, 이 넷이 바로 아스트로 레인져의 주인공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독창적인 외모와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하나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역시 미형 캐릭터와 비호감 캐릭터간의 넘을 수 없는 장벽이랄까... 유저들은 대부분 혁이나 나탈리, 레이를 선택하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막심을 보기는 참 힘듭니다. 댄스 모션이 약간 다른 것 외엔 차이점은 없으므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미형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리듬게임에서 캐릭터별로 스탯을 다르게 한다던가 하는 건 힘들겠지만,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들어, 캐릭터에 따라 다른 스토리를 제공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태고의 달인과 흡사한 게임 방식
 
개발 도중의 스샷만 공개되었을 때, 단체로 춤추는 모션 때문에 스페이스 채널5와 닮았다는 의견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댄스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스페이스 채널5와는 전혀 다르고, 오히려 태고의 달인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양쪽의 키를 이용해 타이밍에 맞춰 누르는 시스템이라던가, 연타 노트가 있는 점, 노트의 패턴 같은 요소들이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독창적인 요소를 많이 집어넣으려 한 노력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태고의 달인과 다르게 노트가 한쪽이 아닌 양쪽에서 번갈아 등장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리듬에 맞춰 양쪽을 번갈아 보여주는 연출은 꽤 괜찮습니다. 또, 롱노트의 존재라던가, 위기를 탈출하고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변신 시스템, 중간 득점 1위를 한 유저가 단독 댄스타임을 가지는 연출같은 것은, 좀 더 발전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죠. 단순히 노트만 두드리는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들의 센스 있는 댄스 모션을 보는건 꽤 즐거운 일입니다.

PC 리듬게임의 숙명... 키 충돌
 
기본적인 시스템은, 다가오는 노트에 해당되는 키를 누르는 시스템입니다.
사용하는 키는 좌측 2키와 우측2키로 앞서 말한 태고의 달인과 흡사한 느낌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변신키 정도랄까요. 사용하는 키가 적기 때문에, 리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죠.
 
노트의 모습에 따라 키 2개를 동시에 누른다던가, 지속적으로 누르기도 하고, 연타를 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키 4개를 동시에 누르는 노트도 있다는 점이 걸립니다. 기계식 키보드 유저가 아닌 이상 키 4개는 매우 높은 확률로 충돌이 일어나며, 본인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게임상에서 제공하는 세가지 키세팅 모두 충돌이 일어났으니, 이런 노트가 뜨면 뻔히 눈뜨고 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 커스텀 키 세팅을 제공하거나, 조이패드를 지원하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DJMAX 같은 게임의 경우, 커스텀 키 세팅을 이용해 5키를 이상을 동시에 눌러도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설정하는게 가능했었죠. 같은 회사에서 만든 키보드라도 키 충돌이 다르게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정해진 세가지 키보드 세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이후 업데이트로 키 충돌이 없는 세팅이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연출이 독특하면서도 화려하다.
 
다가오는 노트를 눌러서 음악을 연주하는 방식의 리듬게임은 이전에도 많았고, 아스트로 레인져의 기본 시스템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특촬물의 센스를 적절히 가미해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노트를 처리할때마다 보여주는 오버스러운 댄스 동작, 중간중간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 댄스타임에서 갑자기 출현하는 개성적인 백댄서들, 스테이지별로 구성된 오프닝과 엔딩의 이벤트 들은 코믹하면서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일조합니다. 그야말로 얼마전까지 유행했던 '엽기' 코드를 적절히 활용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연출에도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언제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캐릭터들은 어딘가 어색해 보이며, 댄스는 멋지지만 종류가 적다는 느낌을 줍니다. 곡을 끝낼 경우 승리포즈는 단 한가지밖에 없으며, 게이지를 덜 채우더라도 패배 포즈 같은 건 나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처음 접하면 상당히 신선하지만, 같은 연출을 반복적으로 보다보면 어딘가 식상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스테이지 수가 적다는 점과 더불어 개선해야 할 점이라 보입니다.

곡이 좀 더 다양했더라면....
 
가장 중요한 음악의 경우 수가 적을 뿐더러 장르도 대중가요에 치우쳐 있습니다.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만족하겠지만 취향이 아닌 유저의 경우, 아무리 그래픽이 좋고 연출이 멋지더라도 빨리 질리게 마련입니다. 요즘들어 약간씩 오리지널곡들이 추가되는 추세라 다행이지만, 아직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부족한 느낌입니다.
 
대중가요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대부분 TV나 라디오에서 손쉽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다보니, '굳이 게임에서 들을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죠. PSP로 상당한 히트를 친 DJMAX같은 경우, 가요도 있지만 주력은 오리지널곡이었습니다. 때문에, 오리지널곡을 들으려면 DJMAX를 할 수 밖에 없었죠. 현재로서 아스트로 레인져를 해야만 들을 수 있는 오리지널곡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나마 9월말에 새로 생긴 RANGER 같은 곡을 필두로 점점 추가되는 추세라는게 다행일까요....
 
물론 태고의 달인같 이 오리지널곡 보단 다른 곡들의 라이센스를 이용해 히트 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대중가요는 물론, 클래식, 드라마 주제가,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구비해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현재 아스트로 레인져는 대중가요 뿐이라 가요가 취미가 아닌 유저들은 오래 즐기기 힘듭니다.
(이 부분도 업데이트로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 다른 장르의 곡들도 다수 추가되었습니다.)

옷은 예쁜데, 가격이.....허걱~
 
수익 창출과 더불어 유저를 계속 붙잡아 두기 위해, 이 게임에선 가장 검증받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아바타 꾸미기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기본적인 그래픽이 카툰 렌더링으로 멋지게 잘 꾸며진데다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개성이 넘쳐서, 이런 꾸미기 시스템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가게에서 여러 의상 아이템의 가격을 보는 순간 좌절 모드로 들어갔으니....;;
일 단 의상류는 대부분 7일, 30일, 무제한 별로 가격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7일과 30일은 비교적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무제한의 경우 엄청나게 비쌉니다. 꽤 예쁘다싶은 아이템들은 하나같이 몇만이 넘는 가격이고, 곡 하나를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은 고작 몇십 수준입니다. 그나마 요즘엔 보상이 상향된 편이지만, 오베 초기만해도 노가다에 인생을 바친 유저가 아니라면 무제한 아이템에 도전할 엄두를 못 낼 정도였죠. 물론 7일과 30일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캐주얼 게임은 생각날때 가볍게 접속해서 즐기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간제 아이템은 메리트가 없는 편입니다.
 
그래도, 계속되는 업데이트로 가격이 싼 초보자용 의상들이 계속 생겨난다는건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오베 초기엔 똑같이 생긴 캐릭터들만 넘쳤는데, 요즘엔 다양한 의상으로 꾸미고 나온 유저들이 많아졌더군요. 그래도 무제한템은 가격이 좀 낮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꾸며도 보여줄 사람이 없는건 슬프다.
 
열심히 아바타를 꾸몄더라도, 그걸 감상하거나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샵에서는 확대 축소 회전을 지원하지 않기에 악세사리 같은 작은 부분을 제대로 보기 어렵고, 착용했더라도 실제 게임에선 노트 두드리느라 바빠서(...) 제대로 감상할 시간이 없습니다. 끽해야 1등을 해서 단독 댄스 타임을 가졌을때 정도랄까요....
(1등 못하는 유저라면 기껏 아바타 꾸며도 안구에 습기가...;;)
 
장르의 특성상 커뮤니티가 부실한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바타를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대화방 시스템을 지원한다던가, 방에 들어가지 않은 대기실의 유저들을 아바타와 함께 보여주는 시스템 등이 지원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군요.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지원되지 않으면, DJMAX 처럼 혼자 접속해서 혼자 즐기고 나오는 게임으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독특한 센스야말로 아스트로 레인저의 가장 큰 장점
 
하지만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로 레인저는 '잘 만든' 게임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풍의 카툰렌더링된 캐릭터 디자인은 상당히 볼만하며, 센스 있는 연출과 개성있는 캐릭터는 게임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기본적인 연주 시스템이 단순하면서도 치는 재미에 충실하게 잘 꾸며져 있으며, 쉬운 곡에서 어려운 곡까지 노트 패턴에도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곡의 수가 적고 장르가 다양하지 못하며 스테이지 갯수가 너무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런 점은 언제든 업데이트로 추가나 개선이 가능한 사항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약간씩 아쉬운 점이 보이지만,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을겁니다.
 
리듬게임을 좋아하고 이런 엽기 센스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번쯤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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