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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오락실을 풍미했던 코나미의 비트매니아란 게임이 있었습니다.
오락실 게임 하면 당연히 '레버+버튼' 이 기본이었던 시대에, 건반과 스크래치란 특이한 입력 시스템과 '음악을 연주한다' 는 독특한 컨셉으로 많은 오락실 죽돌이들을 충격의 도가니탕으로 몰아넣었던 게임이었죠. 요즘게임과 비교해보면 음질도 떨어지고 BGA도 너무 밋밋하겠지만, 리듬게임이란 장르가 없던 당시엔 상당히 신선한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오락실에서 진정으로 히트 친 건반게임은 비트매니아가 아니라 이를 철저히 벤치마킹해서 탄생한 EZ2DJ 였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아류작에 가까웠지만, 비트매니아에 없는 '발판'의 존재, 화려한 BGA와 뛰어난 캐릭터성, 그리고 충실한 볼륨의 곡들 덕분에 한국 오락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소위 말하는 '건반게임 매니아' 들을 양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건반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PC용으로 BM98 이란 에뮬레이터 비슷한 프로그램까지 나왔습니다. 이는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는 최초의 건반 리듬게임이으로, 초기엔 비트매니아의 곡들이나 애니메이션 주제곡, 대중가요 등을 건반게임으로 만든 수준이었으나, 점차 실력있는 제작자들이 참여해 수준높은 오리지널 곡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흥하면서 리듬게임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게임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비트매니아와 같은 건반을 이용하는 오투잼과 캔뮤직, 버스트 어 무브 같은 댄스 대전을 구현한 오디션, 변종 리듬게임인 알투비트 등 많은 게임들이 발표되었죠. DJMAX는 비트매니아의 계보를 잇는(?) 건반을 이용한 리듬게임으로, 개발부터 EZ2DJ의 개발진들의 참여했다고 해서 기대도가 높았던 게임입니다.
리듬게임이란 장르의 지평을 연 비트매니아
한때 한국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이집트DJ
리듬게임 매니아라면 알만한 BM98.
DJMAX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습니다.
먼저 EZ2DJ의 개발진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EZ2DJ 곡들의 판권을 가지지 못했고, 건반게임계를 양분하고있던 오투잼과 캔뮤직의 아성을 넘어야했습니다. 또 '건반게임 = 매니아게임' 이란 인식이 강해 초보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죠. 하지만, DJMAX는 이런 모든 문제점을 극복하곤 국내 최고의 건반 리듬게임으로 고정적인 매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발매된 PSP용 DJMAX 포터블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정도였죠.
어떻게 DJMAX가 기존의 온라인 건반게임들을 제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DJMAX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습니다.
먼저 EZ2DJ의 개발진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EZ2DJ 곡들의 판권을 가지지 못했고, 건반게임계를 양분하고있던 오투잼과 캔뮤직의 아성을 넘어야했습니다. 또 '건반게임 = 매니아게임' 이란 인식이 강해 초보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죠. 하지만, DJMAX는 이런 모든 문제점을 극복하곤 국내 최고의 건반 리듬게임으로 고정적인 매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발매된 PSP용 DJMAX 포터블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정도였죠.
어떻게 DJMAX가 기존의 온라인 건반게임들을 제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멋진 뮤직비디오는 구경만해도 즐겁다.
DJMAX가 다른 온라인 건반게임과 가장 차별화 한 점은, 사양의 발전 덕분에 컴퓨터에서 구현하기 힘들꺼라 예상되었던 전화면 배경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점입니다. 곡이 연주되는 내내 아바타들이 꿈틀거리는 것만 구경해야 했던 오투잼이나 캔뮤직 등에 비해, 꽉 찬 화면에 다이나믹한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DJMAX는 확실히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더구나 그 퀄리티도 아케이드 리듬게임들에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멋진 연출과 구성을 보여줍니다. 모든 곡들이 BGA가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 아쉽지만, 화려한 연출의 BGA 만으로도 타 건반게임들을 압도할만한 임팩트를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BGA말고도 전체적으로 게임 디자인이 미려합니다. UI의 디자인, 기어와 노트의 디자인, 이펙트 효과 등이 다른 게임들보다 세련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비슷한 수준의 게임이면 그래픽이 좋은 쪽이 끌리기 마련인데, DJMAX는 이런 점에서도 만족스러운 게임입니다.
리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곡의 퀄리티 역시 훌륭합니다. 대중가요만 즐비한 타 리듬게임들과 달리 DJMAX에서는 수준 높은 오리지널곡들이 많습니다. 장르도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락, 발라드, 힙합, 클래식,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가 준비되어 있어서, 유저들의 다양한 음악취향을 만족시켜 줍니다. 신곡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기존의 곡에 질린 유저들도 계속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초보자들을 배려한 구성
건반게임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인지 초보자를 배려한 구성들도 돋보입니다.
오투잼의 경우 7키만 존재해 초보자들이 어렵다고 손을 놓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DJMAX는 5키와 7키를 분류해 초보자들과 매니아들 모두 자신의 취향과 실력에 따라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곡들을 난이도별로 분류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난이도로 곡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최소한 '저 곡은 맘에 드는데 너무 어려워서 플레이할 엄두를 못내겠어' 라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또, 콤보에 대한 판정이 무척 너그러워서 다른 건반게임에서 BAD 판정이 날 정도의 타이밍이라도, 일단 치기만하면 왠만하면 콤보가 이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판정은 무척 섬세해서, 타 건반게임에서 3~4단계 정도로 구분되는 판정을, DJMAX에선 1%~100%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초보자라면 콤보를 이어나가는 재미를, 고수라면 높은 정확도로 곡을 클리어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A타입은 그냥 죽어라~ 으하하하하
하지만 DJMAX는 온라인 건반게임이 가지는 몇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되는건 바로 키충돌입 니다. 기계식 키보드가 아닌 일반 키보드를 쓸 때, 대부분의 키는 3키 이상을 동시에 누르면 충돌이 일어나 인식되지 않는 현상이 있습니다. 같은 키보드라도 키의 종류에 따라 충돌이 날 수도 있고 안 날수도 있지만, 최소한 DJMAX의 디폴트 A타입 키배치는 왠만한 키보드에선 백이면 백 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때문에 컴퓨터용 건반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은 대부분 B타입 키배치를 하거나 혹은 커스텀 키배치로 키충돌이 안나는 세팅을 직접 꾸미기도 하지만, 이를 모르는 초보자들은 '분명 보이는대로 쳤는데 왜 MISS가 뜨는거지' 라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온라인 게임인데도 온라인 대전이 전혀 재미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인데, 상대방이 아무리 정확하게 치더라도 이 데이터가 온라인을 통해 이곳에 도착해 재생될때는 미묘한 오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때문에 대전모드에서 상대방이 치는 음악은 전혀 들리지 않고 오직 자신이 치는 음악만 듣게 됩니다. DJMAX의 장점인 화려한 BGA도 대전모드에선 재생되지 않으며, 대신 대전하는 상대방의 플레이 모습을 작은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승패에 집착하는 유저가 아니라면 오히려 싱글플레이보다 재미를 느끼기 힘들어 차라리 혼자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서버에 들어가보면 대전보단 프리플레이로 혼자서 노는 유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런 방식의 게임을 온라인 대전으로 즐길 필요가 있을까?' 란 의문이 듭니다.
어디서 많이 본 성격 나쁜 인형?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캐릭터 디자인들이 너무 일본 애니매이션에서 본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입니다. 일본문화 개방된 21세기에 왜색논쟁을 하고픈 맘은 전혀 없지만, 국산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기모노 입은 여자가 한복 입은 여자보다 자주 등장하는걸 보면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재패니메이션에서 자주 써먹는 '고스로리, 오드아이, 백합, 고양이귀 소녀, 세라복, 일본도, 기모노' 같은 미소녀 모에 코드가 너무 자주 등장하며, 여느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컨셉의 디자인도 너무 많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미소녀 디자인을 싫어하진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다른 일본애니나 게임에서 본듯한 캐릭터' 들만 우글거리는 디자인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크로노 브레이커 같은 곡처럼 나름대로 한국적인 컨셉의 디자인도 있습니다만, 그 수가 너무 적습니다. 모 온라인 게임들처럼 일본서비스와 한국서비스를 분리해 디자인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것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전체이용가 게임이니 만큼 어느정도 신경써야 할 점이 아닐지...
디자인은 멋지지만, 얼굴만을 3500원에 사라고 하면....
DJMAX의 부분유료 시스템도 약간의 문제점이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수익모델을 잘못 잡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DJMAX에서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은 프리미엄곡, 아바타, 기어, 노트 정도 인데, 실제 프리미엄곡들을 제외하면 구매의욕을 거의 자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바타인데, 대부분 캐릭터 그림에서 얼굴부분만 잘라서 재활용하는 수준이라 심하게 질이 낮습니다. 더구나 대전모드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유료아이템들의 매력은 상당히 떨어집니다. (물론 아바타가 약간의 경험치나 게임머니 보너스를 주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돈값을 못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현상은 건반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서 가지는 한계성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르의 특성상 대전이 그다지 재미가 없으며, 대전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바타 같은 부분유료 아이템의 판매수익이 떨어집니다. 더구나 건반게임은 컨텐츠 소모가 대단히 빠르지만, 신곡을 만들고 BGA를 만들어 업데이트하는데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결국 2주마다 신곡을 업데이트함에도 유저들은 곡이 모자라다고 아우성치면서 점점 떨어져나가고, 유저와 수익이 줄어드니 업데이트되는 신곡들의 질도 점점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결국, 게임 자체는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다가 결국 온라인 서비스는 종료하고 말았습니다.
판매량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DMP 오프닝
애초에 이 장르의 게임은 온라인 부분유료 시스템이 아니라 패키지로 냈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더라도, 대전이 아닌 프리플레이를 즐기는 상황이니 부분유료 온라인 게임으론 성공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비싼 가격이라도 전용 컨트롤러와 인터넷 인증같은 확실한 정품 관리 시스템을 이용했다면, 차라리 PC패키지로 파는 쪽이 수익성이 높지 않았을지... 이렇게 잘만든 게임이 유저들의 욕과 불평만 먹다가 그냥 사라져 가는 건 너무 안타깝습니다. 물론 DMP는 계속 발매되겠지만, PC 온라인 서비스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지....
잘 만든 게임이 이렇게 사라지니 참으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새로 서비스 시작한 EZ2ON
DJMAX Online의 실패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그리드형(광고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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