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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선 확장팩인 '쓰론 앤 패트리어트' 의 스샷을 사용했습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성공 후, 많은 제작사들이 역사적 배경을 다루는 RTS를 만들었는데, 그 중 나름대로 주목받은 게임이 엠파이어 어스 였습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1탄이 고대시대를, 2탄이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반면, 엠파이어 어스는 고대부터 미래까지 인류의 모든 시대를 한 게임이 집약해 놓았다는 점이 특징이었죠.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역시 인류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긴 시간을 배경으로 한 RTS 게임입니다.
이를 보면,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나 엠파이어 어스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 게임은 상당히 참신한 면이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리얼타임으로 즐기는 느낌이랄까요...(참고로, 문명2 개발자가 이 게임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유통에 뛰어난 한글 음성 더빙까지 겉들여진 수작이었지만, 뭔가 아류작 같으면서도 매니악한 분위기인데다, PC게임치곤 상당히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에선 완전 참패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2D와 3D가 결합된 독특한 그래픽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이하 라이즈)의 그래픽은 2D와 3D를 절충한 형식입니다. 모든 유닛 디자인은 3D로 디자인 되었지만 배경과 기타 여러 부분에서 2D 그래픽을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3D 게임처럼 자연스러운 시야 회전이나 줌인-줌아웃은 지원하지 않으며, 3단계 줌인-줌아웃 시점만 지원할 뿐입니다. RTS는 시야가 넓은게 이득이다보니, 여타 2D RTS 처럼 고정된 시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제작진은 2D와 3D의 장점을 결합한 그래픽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실상을 보면 조금 실패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나온 물건은 2D처럼 보이지만 사양은 3D 처럼 높은 놈이 되어버렸죠. 물론 유닛의 동작은 3D답게 무척 세밀하고 오밀조밀합니다. 하지만, 아까 언급했듯이 게임내내 화면을 최대한 줌아웃해서 플레이하게 되므로, 3D 유닛들의 세밀한 움직임은 별다른 장점이 되지 못하고, 그냥 사양만 잡아먹는 단점이 되어버렸습니다. 최적화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지만, RTS의 특성상 상당한 많은 유닛들이 한 화면에 표시되기 때문에, 컴퓨터 사양이 낮을 경우 압박이 좀 있습니다. 차라리 유명무실한 줌인-줌아웃 기능을 위해 사양이 높은 3D 그래픽을 쓰느니,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나 코삭처럼 섬세한 2D 그래픽으로 제작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약간 어설픈 고증이지만, 외국게임인걸 감안한다면...
라이즈에서 시대는 고대-중세-화약-계몽-산업-현대-정보화 이렇게 총 7가지 시대가 존재하며, 각 시대마다 등장하는 유닛들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설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그래픽 디자인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다만, 시대가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시대별로 유닛과 건물의 디자인이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계몽시대 이전엔 큰 대륙별로 건물이나 유닛의 디자인에 차이가 있지만(유럽디자인, 동양디자인, 인디언 디자인, 아랍 디자인 등) 산업시대 이후엔 거의 비슷해집니다.
라이즈에서도 한국이 등장하는데, 일반 시민들은 한복을 입고 있으며, 고유 유닛들도 신라와 조선시대 의복을 입고 등장합니다. 라이즈 개발 중, 유닛 디자인과 이름을 한국에 문의해 고증에 맞춰 수정했다고 하니 나름대로 정성을 들인 느낌입니다. 뭐, 중세나 계몽시대 들어서도 '화랑' 이란 이름의 유닛이 등장한다던가 신기전의 모습이 실제와 판이하게 다르다던가 하는 고증상의 문제가 있지만, 정체불명의 마차가 등장했던 에이지2의 조선에 비해선 그럭저럭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모두 멸망한 국가지만, 현대까지 존속했다면 이런 유닛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느낌으로 고유유닛을 집어넣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즈텍의 재규어 보병 이라던가, 마야의 드래곤 대전차 보병, 잉카의 구포, 반투의 호크 전투기 등은 고증을 완전 무시한채, 약간의 상상력을 곁들여 디자인된 유닛들입니다. 이런 면은 역사적 사실이나 고증에 맞진 않지만, 게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며, 오히려 이런 요소를 더 집어넣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계몽시대 이전엔 다양한 유닛들이 나오는 편이지만, 현대시대 이후엔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슷비슷한 유닛들을 보유하게 되기 때문)
라이즈의 국가들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역사상 유명한 전쟁이나 그 국가의 전성기를 기준으로 선정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초토화 작전으로 유명했던 러시아는 넓은 국경과 추가 데미지 보너스, 신대륙 발견과 아르마다로 유명했던 스페인은 정찰과 해상 유닛 보너스, 징기스칸으로 로 유명한 몽골은 보급과 기마궁수, 콘스탄티노플 공성전이 유명한 터키는 공성무기와 합병, 인구수(...)로 유명한 중국은 대도시와 시민양성, 이런 식으로 국가 특성이 정해져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국가특성은 사원, 민병대, 수리 인데, 아마 불교미술과 의병활동과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적이 공격오면 시민들로 도시나 타워 수리하면서, 민병대로 변신해서 본대가 올때까지 버티는 국가입니다. ;; 불쌍한 국민들...;;)
어설픈 타격감과 사운드가 아쉽다.
라이즈의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무난하긴 하지만,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주진 않습니다.
공격모션은 나무랄데 없지만 결정적으로 타격 사운드가 상당히 맥빠진 느낌을 주는터라, 전투의 박력과 화끈함을 느끼기 힘듭니다. 보병과 기병의 타격감은 AOE 시리즈보다도 딸리고, 궁수의 박력은 스트롱홀드보다도 못하며, 카츄샤와 야포의 포격는 서든 스트라이크에 비교하면 장난감 같고, 폭격기들의 폭격은 제너럴이나 액트 오브 워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입니다. 뭔가 화끈한 타격 사운드와 폭발음 정도만 지원했어도 이런 맥빠지는 느낌은 주지 않았을텐데...
BGM도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결정적으로 박력있고 화끈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 부족합니다. RTS라면 전투시에 감정을 고조시킬만한 빠른템포의 박력있는 곡이 필요한데, 라이즈의 음악은 거의 대부분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터라 게임의 박력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물론 라이즈에서도 전투음악이 따로 존재하고, 공성무기가 건물을 공격하면 전투음악이 재생되긴 하지만, 전체적인 BGM 분위기 역시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때문에, 평화로운 BGM과 맥빠지는 전투 효과음과 어울려, 뭔가 전투의 분위기가 잘 살지 않는 편입니다.
유닛을 선택했을때의 선택음도 음성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아 왠지 허전합니다. 기병을 선택하면 말이 우는 소리가 나고, 정찰병을 선택하면 개가 짖는 소리가 나는 등 약간의 효과음을 지원하긴 하지만 음성은 전혀 없습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나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에선, 각 국가마다 그 국가의 언어로 더빙한 음성을 들려줘 그걸 듣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는데, 라이즈엔 그런 부분이 너무 아쉽습니다. 너무 다양한 국가가 등장해 각 국가 언어로 더빙하는건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의 선례가 있는 만큼 한번쯤 시도해봤으면 어땠을지...
다양한 업그레이드 항목을 지원한다.
라이즈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위험할때 시민이 숨을 수 있는 도시, 각종 자원을 채취하는 일꾼들, 창병-기병-궁수-공성병기의 상성관계, 캐러밴의 활용, 시장에서의 자원거래, 각종 시대발전 등은 확실히 에이지 시리즈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현대시대 이후로 오면 독특하게 변하는데, 기본적인 시스템은 유지하면서, 궁수는 보병, 창병은 대전차병, 기병은 전차, 기마궁수는 장갑차로 변하며, 여기에 헬기, 전투기, 폭격기, 화염방사병, 기관총병, 대공장갑차와 같은 유닛들이 추가되어 상성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변합니다.
현대 시대가 존재한다는 것 외에 에이지 시리즈와 다른 점은, 시대발전이 단순하지 않고 4종류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각 시대는 군사-도시-상업-기술 네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대를 업글하기 위해선 네가지 항목 중 몇가지 이상을 업글해야만 다음 시대로 업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고 싶다면, 전술-도시국가-물물교환-문자 중에서 두가지 이상을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물론, 네가지 모두 업글한뒤 시대 업글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빠르게 시대를 발전시킬지, 업그레이드에 좀 더 충실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업그레이드 아이콘의 정렬이 눈에 확 띄게 잘 되어 있고, 마우스 커서를 올리는 것 만으로도 매뉴얼 뺨치는 자세한 도움말이 나오는데다, 단축키를 아주 편리하게 지원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손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도시는 파괴되지 않는다. 다만 점령될 뿐이다.
라이즈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도시와 국경 시스템입니다.
멀티기지의 성격을 가지는 도시는 라이즈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다른 RTS 게임의 자원 멀티기지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데, 도시를 건설하면 국경이 생성되며 적대적인 플레이어와의 국경이 중복되면 그 중간지점이 국경이 됩니다. 각종 자원관련 건물은 도시 반경 내에서만 지을 수 있으며, 자원을 채취하는 일꾼도 도시반경 내에 있을때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도시는 너무 인접해서 지을 수 없고, 자신의 국경 안에서만 지을 수 있습니다. 도시는 주변에 건물을 지을수록 내구력이 높아지는데, 한번 건설된 도시는 파괴되지 않으며 내구력이 0 이되면 공격자가 점령해서 자신의 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도시를 점령하면 주변의 생산건물의 소유권도 고스란히 가질 수 있고, 도시 점령시 일정량의 자원을 약탈할 수도 있으므로, 파괴되지 않는다고 방심하다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즉, 라이즈의 도시는 다른 멀티 본진의 개념이라기 보단 문명의 도시 개념과 흡사합니다. 도시는 거점이 되므로, 맵의 모양과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도시를 다채롭게 지을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수도를 거점으로 주변에 도시를 하나씩 늘리면 되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싶다면 일직선으로 적진까지 도시를 이어 넓은 국경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산과 숲이 많은 지형에 자원채취 용도로 도시를 건설할 수도 있고, 좁은 길목이나 적군이 공격오는 루트에 방어거점으로 건설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도시를 지을 수 있고, 지어진 도시의 위치에 따라 전략이 변하기 때문에, 같은 맵으로 플레이 한다 해도, 다양한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이렇게 생성된 국경은 게임 내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건물은 자신의 국경 내에서만 지을 수 있으며, 영토의 크기에 비례해서 세금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기술업그레이드가 진전되면 영토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지형정보, 희귀자원 분포, 전장의 안개 없애기 등)를 얻을 수 있으며, 국경에 들어온 적군은 보급 없이는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 이를 이용해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적의 군세가 쳐들어 올 경우, 빠른 유닛을 이용해 적의 보급유닛을 부수고 도망가는 전술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도시와 국경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라이즈는 유닛을 모아 한번에 죽 밀어버리는 러쉬보다는, 전략적으로 국경을 관리하면서 도시를 하나씩 공략해 나가는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가지 유닛만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자원 관리 시스템도 상당히 독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본적으로 라이즈의 자원은 고갈되지 않는 무한자원입니다. 무한자원의 RTS라면 토탈이나 코삭처럼 일꾼을 쉴새없이 뽑아 자원에 배정한 뒤 유닛을 무한정 뽑아 싸우는 게임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라이즈는 그걸 막기 위해서인지 상업한계치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예를들어, 상업한계치가 70 이라면, +70의 자원까지만 적용되고 남는 추가적인 자원수입은 버려지게 됩니다. 이렇게 채취하는 자원이 상업한계치보다 높으면 경고메세지와 함께 자원 수치가 노란색으로 표시되며, 상업한계치는 상업 업그레이드를 통해 높일 수 있습니다. 상업한계치의 존재 덕분에 일꾼을 무한정 뽑아 자원을 캐는 것 보단, 전략적으로 일정한 수의 일꾼을 필요한 자원에 배치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유닛을 생산하거나 건물을 지을때, 동일한 타입을 계속 만들면 점점 비싸지는 업킵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타워만 죽어라 박으면서 우주방어를 한다던가, 기병 올인 러쉬를 한다던가, 유닛 생산건물을 20개쯤 지어 한번 클릭으로 같은 유닛 20개가 튀어나오게 하는건 자원적인 면에서 비효율적입니다. 이런 업킵 때문에, 부대를 구성할때도 다양한 병과를 섞어 운용하는게 효율적이며, 탑이나 요새를 지을때도 최소한의 수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건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탈 어나힐레이션이나 코삭처럼 대규모 전투를 선호하는 유저를 위해, 라이즈에선 리소스 부스터라 는 옵션을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옵션을 켜고 게임을 하면 자원이 쌓이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져, 마치 빠르게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게임 밸런스가 약간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 멀티를 할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소스 부스터가 켜져 있을 경우, 중국, 반투 같은 국가가 아무래도 많이 유리하며, 콜로서스 같이 인구수치를 높여주는 원더는 거의 사기가 됩니다. 반면 자원보너스를 주는 원더들은 활용도가 떨어지죠.)
RTS치곤 독특한 외교 시스템
라이즈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외교 시스템입니다.
모든 유저가 중립으로 게임을 시작해 게임 내에서 독자적인 외교를 통해 편을 형성하는 외교전 이란 룰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교에선 각종 자원을 요구하거나 제공할 수 있고, 각자의 영토를 침범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평화조약을 맺거나, 각자의 영토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공동의 적을 형성하는 동맹을 맺을 수 있으며, 동맹이 아니더라도 특정 적을 공격하도록 요구하는 협공 요청도 있습니다. 멀티에서도 간간히 하는 외교전은, 동맹을 끊고 배신한다던가 해도 노매너가 아니므로 치밀한(?) 머리싸움이 필요한 룰이기도 합니다. (특히 퀵챗과 함께 사용하면 상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싱글플레이로 외교전을 할 경우 AI도 외교를 하며, 군세가 강하면 공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군세가 약하면 공물을 바치면서 평화나 동맹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혼자하더라도 나름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본 공물시스템은 에이지 시리즈와 흡사하지만, 외교전과 퀵챗의 활용으로 라이즈만의 재미를 보여줍니다.
퀵챗은 단축키를 통해 미리 입력된 음성을 상대방에게 출력하는 시스템으로, 채팅창에 숫자를 쓰는 방식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 종류는 무려 100가지... 더구나 완벽한 한글 더빙!! 퀵챗의 내용은 '(특정) 자원을 줘' 라던가 '도와줘'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비웃음이라던가 애걸복걸 등 각종 코믹한 내용도 많아, 퀵챗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게 멀티할 수 있습니다. 또, 한글판 라이즈에선 퀵챗이 한글더빙 되었지만, 외국인에게 사용하면 그 유저에겐 해당 국가의 언어로 들리므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멀티 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충실한 옵션과 인터페이스
라이즈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바로 인터페이스와 옵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RTS 게임 중에서 가장 편리한 편으로, 구현된 왠만한 시스템은 거의 다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동정찰, 순찰, 공격태세 설정, 바다로 이동 가능 설정, 대형 설정, 자동 출격, 반복 임무 등 정말 지금까지 나온 RTS의 유닛 컨트롤 기능을 대부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형도 마우스 휠로 밀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정사각형에서부터 좌우로 길게 늘어진 진형까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옵션 상당히 편리한데 각종 룰을 자기 마음대로 설정하는 것은 물론, 일꾼 대기 시간이라던가 화면에 특정 메세지 출력 유무, 도움말 상세도 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 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에서도 손이 덜가도록 신경 쓴 부분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생산건물을 골라 클릭 한번에 여러 유닛을 생산할 수도 있으며, 생산건물에서 랠리포인트로 이동하는 유닛도 적을 만나면 자동적으로 공격하며, 랠리포인트를 부대에 속한 유닛으로 지정해두면 생산된 유닛이 그 부대에 자동으로 소속되는 등, 시스템적으로 최대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인터페이스가 편리하다보니 단축키 역시 어마어마합니다. 아마 키보드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거의 모든 키를 쓰는 RTS 게임은 드물텐데, 라이즈는 이것도 부족해서 Ctrl 이나 Shift 까지 활용해 키보드상의 거의 모든 키를 단축키로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초보자에게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한글화가 잘 된 데다가 마우스 커서를 올리기만 해도 자세한 도움말과 단축키 항목이 나타나므로,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한 부분입니다.
스커미쉬 옵션도 상당히 충실해, 지형크기나 종류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해서, 승리조건, 시작 자원이나 건물 갯수, 시작 시대, 최종 시대, 추가적인 룰 등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작 시대와 최종 시대에 따라 게임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로마에 관심이 있다면 고대시대를, 중세 기사나 징기스칸의 정복전쟁 등에 관심이 있다면 중세시대를, 머스켓총병들의 라인배틀을 좋아한다면 화약시대나 계몽시대를, 2차 세계대전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현대 시대를, 스텔스기나 항공모함 같은 첨단 무기를 좋아한다면 정보화 시대를 선택해 플레이하면 됩니다. 각 시대의 기본적인 자원채취나 전투 시스템은 동일하지만 유닛들의 성능에 차이가 많고 시대별로 독특한 재미가 있으므로, 한가지 게임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산업시대 이전의 시대(고대-중세-화약-계몽)들은 구성이 전체적으로 비슷하고, 산업시대 이후 시대(산업-현대-정보화)도 서로간에 비슷한 구성을 보인다는 것으로, 각 시대의 개성을 좀 더 확실하게 살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공권이 없다면 스텔스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전술적인 측면도 나름대로 괜찮은 편입니다.
주변 부대에 특수한 능력을 쓸 수 있는 장군의 존재, 적의 군대를 매수하고 도시에 첩자를 심을 수 있는 스파이, 스파이를 탐색하고 방첩할 수 있는 정찰병, 적의 국경 내에서 추가데미지를 입지 않도록 하고 공성병기의 발사속도를 높이는 보급차량의 존재는 전술에 변수를 더해줍니다. 산업시대를 넘어서면 전투기, 폭격기, 헬기, 기관총병, 화염방사병, 대공차량, 대공포, 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등장해 유닛상성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렇게 많은 유닛이 있지만, 최강 유닛이란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밸런스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핵미사일이 좀 강한 편인데, 여러개를 지어 단번에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사용하는 쪽이 너무 유리해집니다. 이를 제한하기 위한 시스템(아마게돈 카운터, 핵미사일 금지룰 등)도 있지만, 역시 밸런스 파괴 요소가 많은 편입니다.
장기전으로 가면 힘싸움 한번으로 승패가 결정나는 일은 드물고, 계속적인 추가부대의 지원으로 전황이 서서히 변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유닛의 상성이 매우 확실하고 범위타격을 입히는 유닛이 드물기 때문에, 병력과 상성이 밀리는 부대가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라이즈에선 전술의 활용에 의한 변수가 있긴 하지만 넓게 봐서 운영과 경제력이 우수한 쪽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술성보단 전략성이 좀 더 중시됩니다. 즉, 유닛의 섬세한 콘트롤로 불가능해보이는 전황을 역전하는 재미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자원수급을 조절하고 군단의 병력 밸런스를 조절해, 지속적인 교전으로 전황을 서서히 바꾸는 거시적인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의 구현때문에 한때 정발이 불투명했던 쓰론 앤 패트리어트
라이즈는 현재 쓰론 앤 패트리어트 라는 확장팩을 발매했으며, 확장팩에서 추가되거나 변경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국, 라코타, 이로쿼이, 인도, 페르시아, 네덜란드가 추가되었습니다.
2. 정부체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제주의, 공화주의, 민주주의, 공산주의 등)
3. 정부체제에 따라 특정 '애국자'를 하나 받을 수 있습니다. (특수한 능력을 지닌 장군 유닛으로 취급됩니다.)
4. 미흡했던 싱글켐페인이 대대적으로 보강되어, 알렉산더, 나폴레옹, 신대륙, 냉전 시나리오가 추가되었습니다.
5. 추가적인 불가사의(Wonders)가 생겨났습니다.
6. 전투코끼리가 생겨났습니다. 창병이나 기병에 강하고 궁수나 기마궁수에 약한 상성을 가집니다.
7. 기타 자잘한 옵션과 인터페이스가 추가되었습니다.
쓰론 앤 패트리어트는 그럭저럭 괜찮은 확장팩이긴 하지만, 기존 국가로 할 경우 변경점이 너무 적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기존 국가에 대해 고유유닛을 더 추가한다던가 했으면 만족도가 대폭 상승하지 않았을지.... 좀 아쉽긴 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이 탄탄한 게임이니만큼 원작을 재미있게 즐긴 유저라면 확장팩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이 좀 더 화끈했더라면....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엠파이어 어스,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진 꽤 잘 만들어진 RTS 게임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시스템과 박력이 부족한 연출 때문에 첫인상은 그저 그렇지만, 독자적인 게임성과 절묘한 밸런스, 다양한 전략과 전술,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한글 더빙 덕분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이후 최고의 역사 RTS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다만, 패키지 시장의 침체기에 등장한 게임인데다, 44000원이라는 경악스러운 가격, 그리고 정말 가격값을 못하는 경악스러운 내용물(시디1장, 얇디 얇은 매뉴얼 1권...;;), 그리고 생각보다 높은 사양 때문에 국내 시장에선 참패한 한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역사 RTS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필히 해볼만한 수작이며, RTS 입문자에게도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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