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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퀘스트는 PC와 거의 모든 콘솔(PS3, X360, PSP, NDSL)로 발매된 퍼즐 게임으로, PC판은 스팀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퍼즐 퀘스트는 퍼즐의 게임성과 RPG의 육성 시스템을 섞은 독특한 장르의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퍼즐이지만, 여기에 RPG의 스토리, 육성, 퀘스트같은 다양한 요소를 삽입하여, 각각의 장점을 이끌어 낸 형식의 게임입니다. 덕분에, 퍼즐을 기피하는 유저들에게 나름대로 어필할만한 개성을 보여줍니다.
직업과 이름, 그리고 얼굴사진을 설정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드루이드, 나이트, 워리어, 위저드 중 의 한 직업을 선택하여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게 됩니다. 아쉽게도, 직업간에 스토리의 차이는 없지만, 각각의 직업은 독특한 스킬과 성장 밸런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직업마다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물리공격 계열의 직업은 모럴(생명력 관련 능력)과 배틀(공격력 관련 능력) 능력치를 올리기가 쉽고, 마법공격 계열의 직업은 원소 마스터리(마나를 모으는 능력) 능력치를 올리기 쉽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나이트는 좀 더 방어적인 스킬이 많고 워리어는 공격적인 스킬이 많은 등 직업 별로 세세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나므로,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느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RPG같은 느낌의 월드맵
플레이어는 Bartonia 라는 도시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각각의 거점들은 길로 연결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길을 따라 거점에 들러 퀘스트를 수행하던가, 랜덤으로 생겨나는 몬스터를 사냥할 수도 있습니다. 퀘스트 수행이나 몬스터 사냥을 통해 획득한 금으로, 다양한 효과의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스탯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얻은 경험치가 일정 수치 이상이 되면 레벨업을 하며, 레벨업으로 얻은 포인트를 스탯에 분배하고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전형적인 RPG 게임에 가까우며, 그 외에 몬스터를 포박한다던가, 지역을 점령해 세금을 얻는다던가, 룬의 조합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한다던가 하는 자잘한 잔재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투는 퍼즐로 진행된다.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은 RPG 형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전투에서부터 아이템 제작까지 거의 모든 세부적인 행동은 퍼즐로 진행됩니다. 퍼즐의 가장 기본적인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플레이어는 보드 위에 있는 룬 하나를, 인접한 다른 룬과 자리를 바꿀 수 있다.
2. 같은 모양의 룬을 3개 이상 일렬로 배치하면, 모두 파괴되면서 그 룬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파괴된 빈 공간엔 위의 룬이 아래로 떨어져서 채워진다. (연쇄 가능)
4. 더 이상 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보드가 리셋된다. (마나 드레인)
이것이 기본룰로, 플레이어는 같은 색상의 룬을 3줄로 맞추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므로 익히기가 매우 간편합니다. 하지만, 전투의 경우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룰로 진행됩니다.
1. 플레이어와 몬스터가 번갈아가면서 턴을 가지게 된다.
2. 마나룬(녹, 적, 황, 청)을 없애 모은 마나로, 보유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3. 적의 체력을 0 으로 만들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4, 같은 모양의 룬을 일렬로 4개 이상 없애면 추가로 1턴을 얻을 수 있다.
5. 해골룬을 없애면 적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
6. 룬을 잘못 이동시킬 경우 1턴을 잃고 5점의 데미지를 입는다.
즉, 철저하게 자신의 순발력에 의존하는 테트리스나 뿌요뿌요같은 퍼즐 대전게임과는 달리, 퍼즐 퀘스트는 바둑이나 장기처럼 한 차례씩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게 됩니다. 옵션에 따라 제한시간을 걸 수도 있지만, 순발력에 자신이 없으면 시간을 무제한으로 설정 할 수 있으므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얍! 나의 도끼를 받아라!
각각의 룬은 4대 원소를 대표하는 녹(대지), 적(불), 황(공기), 청(물)의 룬이 있으며, 적을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해골룬과, 돈이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골드룬과 경험치룬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에게 직접 데미지를 주는 해골룬이며, 그 다음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원소룬입니다. 일반적으로, 원소룬들을 없애 마나를 모으다가, 적절한 순간에 스킬을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스킬의 경우 종류가 상당히 다양해서, 적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도 있고, 보드 상의 룬을 바꿔치거나 소멸시키기도 하며, 적의 턴이나 마나를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퍼즐게임처럼 순발력에만 의존하기 보단, 스킬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목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불의 마나를 이용해 적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적과 싸울 땐, 불의 마나를 흡수하는 스킬을 적절히 사용하면 손쉽게 무력화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면 즐겁고 적이 하면 열받는 연쇄
퍼즐 퀘스트는 다른 퍼즐게임보다 운이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편입니다.
제한시간 내에 가장 적절한 룬을 선택해 소멸시키는 건, 플레이어의 순발력과 머리회전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퍼즐게임과는 달리 다음에 떨어질 블록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소멸된 룬 위에 새로운 룬이 떨어지면서 생겨나는 연쇄는 거의 대부분 운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싱글플레이에도 적용되어, 지나가던 잡몹A 가 운빨로 10연쇄쯤 해 버린 다음, 스킬로 플레이어를 밟아버리는 경우도 있고, 대단히 강력한 보스몹도 운으로 쉽게 쉽게 연쇄를 하여 허무하게 이길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철저하게 머리싸움을 중시하는 유저의 취향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실력차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테트리스나 뿌요뿌요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초보자도 숙련자에게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최적의 상태로 아이템과 스킬을 조합하자.
퍼즐 퀘스트의 전투 시스템은 트레이딩 카드 게임과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적과 싸우기 전에 육성을 통해 스탯을 분배하고, 전투 중에 사용할 스킬을 설정하고, 아이템을 적절히 장비하는 것은, 카드게임에서 덱을 구성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전투 중에 룬을 맞추면서 마나를 모으고 스킬을 사용해 적을 제압하는는 것 역시, 트레이딩 카드 게임에서 자원을 모은 뒤 강력한 카드로 적을 제압하는 것과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순발력과 머리회전만을 요구하는 다른 퍼즐 대전게임과는 달리, 전투 전의 준비작업이 치밀하게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상점에서 수많은 아이템을 구입하고 대장간에서 자신만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고, 몬스터를 포박해 그 몬스터의 스킬을 배우거나 포박한 몬스터를 훈련해 타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상대방보다 순발력이 뒤쳐지는 유저라도 전략적인 안목만 있다면, 최적의 스킬과 아이템 구성으로 적을 제압할 수도 있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자 이제 족보를 뒤져 볼까...;;
전투 외에 몬스터 포박이나 아이템 제작, 스킬 배우기 등의 경우도 퍼즐을 이용해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전이 아닌 싱글플레이로 진행하게 되는데, 각각 다른 룰로 진행하게 됩니다.
몬스터 포박 : 보드 위의 모든 룬을 소멸시키면 성공. 룬이 하나라도 남으면 실패.
아이템 제작 : 망치룬을 일정 갯수 이상 소멸시키면 성공. 마나 드레인이 일어나면 실패.
스킬 배우기 : 마나룬과 스크롤룬을 일정 갯수 이상 소멸시키면 성공. 마나 드레인이 일어나면 실패.
전투와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점이지만, 이 포박, 제작, 스킬획득의 퍼즐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단점입니다. 몬스터 포박 시스템이야 패턴이 정해져 있어, 외국 사이트에서 족보까지 정리한 상황이니 별 문제 없지만, 아이템 제작이나 스킬 배우기는 상당한 운이 따르지 않으면 very hard 이상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더구나, 실패하고 재도전하면 처음부터 재시작이므로, 높은 난이도의 아이템 제작이나 스킬 획득은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으앍~! ㅠㅠ
상대와 대전을 할 경우, '운'이란 요소는 불확실성을 높여 대전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재미있는 요소가 되지만, 혼자 플레이하는 아이템 제작이나 스킬 배우기에선 이 운이라는 것이 상당히 짜증나는 요소가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룬을 없애더라도 위에 떨어지는 룬이 안 받쳐주면 마나 드레인이 일어나므로, (그리고 마나 드레인이 일어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므로) 실패했을 경우 플레이어는 도전욕구보단 좌절감을 더 느끼게 됩니다. 이 경우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마나 드레인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선택한 위치에 와일드카드를 만든다던가 선택한 룬을 파괴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더라면,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을지... 현재로서 왠만한 도전정신을 가진 유저가 아니라면, 높은 난이도의 아이템 제작이나 스킬 획득은 엄두도 못 낼 정도입니다.
전투 시작할 때 도움을 주는 동료들
퍼즐 퀘스트의 RPG 적인 요소는 의외로 괜찮은 편입니다.
각각의 이벤트는 대화 형식의 연출로 표현되며, 진행에 따라 동료가 영입되기도 합니다. 동료의 경우 적에 따라 일정한 보너스를 주게 되는데, 언데드를 싫어하는 엘프 다크헌터는 언데드몹과 싸울 때 10포인트의 데미지를 줄 수 있고,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친 세레핀 공주는 Good속성의 적들과 싸울 때 공격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의외로 스토리 분기도 있는 편이라, 분기에 따라 다른 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다만, 게임 자체가 중간 세이브를 지원하지 않고 종료할 때 일괄적으로 오토 세이브를 하는 형식이라, 세이브를 하고 각각의 분기를 다 해보는 꽁수가 통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무심코 선택한 퀘스트로 원치않는 분기로 가버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자잘한 분기는 있어도 일본식RPG처럼 스토리가 정해져 있으므로, 2회차 이상의 플레이에선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쯤되면 무서운 게 없다.
RPG에선 빼놓을 수 없는 성장 시스템 덕분에, 퍼즐 퀘스트는 초보자들도 좀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너무 강해서 상대할 수 없다'는 적이 있더라도, 다른 잡몹을 사냥하면서 자금과 경험치를 모아, 더 나은 장비와 스킬로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뿌요뿌요 3층 이상을 클리어 하지 못했던 퍼즐치(=본인)도 생각보다 쉬엄쉬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초반엔 매 레벨마다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과 수많은 파고들 요소들(건물 건설, 몬스터 포박, 스킬 획득, 룬 획득, 지역 점령, 탈것 조련 등등)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중후반으로 들어서면 긴장감 넘치던 전투는 사라지고, 플레이어의 일방적인 학살극이 벌어지게 됩니다. 룬조합으로 맞춘 빵빵한 아이템들과, 풍부한 자금으로 엄청나게 상승시킨 스탯 덕분에, 중후반에 만나는 보스몹을 초반에 만나는 박쥐나 늑대보다도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저레벨 땐 매 레벨마다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었지만, 고레벨이 되면 5레벨이나 10레벨마다 스킬을 얻는 것으로 변경되어서 레벨업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 부분 사라집니다. 결국, 완성된 능력치로 몬스터 학살극을 벌이다보면 초반에 느꼈던 두근거림이 상당히 감소한 걸 느끼게 됩니다. 난이도가 너무 쉬워지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룬으로 아이템을 조합할 필요도 없어지고, 몬스터의 강력한 스킬도 힘들여 배울 필요가 없어집니다. 즉, 게임 초반의 절묘한 긴장감과 중독성을 후반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퍼즐 퀘스트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글화였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퍼즐퀘스트는 흙속의 진주와도 같은 괜찮은 게임입니다.
멋진 퀄리티의 BGM은 게임의 몰입감을 더 해 주고, 다양한 이벤트와 퀘스트 수행, 그리고 적절한 전략이 필요한 대전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은 편입니다. 파고들기 요소가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이런 시스템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재미있게 할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비록, 후반 난도가 너무 낮아 파고들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중요 이벤트 장면에 음성을 지원한다든가, 한글화를 통해 좀 더 스토리 이해를 쉽게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퍼즐 게임치고 상당한 볼륨과 완성도를 자랑하므로,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퍼즐을 좋아하는 유저는 물론, 퍼즐에 관심은 있지만 실력이 없어 기피하는 유저에게도 추천할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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