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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워: 전략전술]

[공략] 토탈워 심화 ⑤ - 끝없는 파상공세의 진형. 운룡진 (雲龍陣)

by 구호기사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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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모토나리가 죽은지 10년, 모토하루와 다카카게는 주고쿠를 평정했지만 패자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서쪽의 시마즈와 오토모, 남쪽의 초소카베는 건재했고, 동쪽의 쿄토에서도 격변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었다. 


모리군 아시가루 : 대장님! 초소카베 해적놈들이 또다시 해안에 침입했습니다!






모리 모토하루 : 이놈들, 끊임없이 귀찮게 하는구나!

아우야, 내가 정예병들을 데리고가서 박살내고 올테니 성의 방비를 부탁한다! 






모리 다카카게 :  형님, 몸 조심하십시오!








모토하루는 모리가문의 정예병들을 이끌고 초소카베군을 요격하기 위해 출정하였다.



모리 다카카게 : 형님에게 무슨 일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이구나.







모리군 아시가루 : 다카카게님! 큰일입니다. 동쪽에 핫토리 놈들이 금광을 습격하고 마을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귀신같이 강한 검귀들이라 합니다!






모리 다카카게 : 뭐라고? 형님이 출정한 이때에 빈틈을 노리다니...

지금,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은 얼마나 있느냐!?






모리군 아시가루 : 모토하루님이 정예병들을 전부 이끌고 출정하셨습니다.

그래서 남겨진 병사들은 충분히 많지만, 훈련받지 못한 신병들 뿐입니다!








모리군의 구성 (사용자금 12850)

노업 야리아시가루 35부대



아시가루의 능력치


모리 다카카게 : 숫자는 충분히 많지만 궁병도 기병도 예비가 없구나.. 

거기다 전부 신병들이니 기세에 밀리면 싸우기도 전에 패주할 수도 있겠군...






모리 다카카게 : 그럼, 적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핫토리군의 상황 (사용자금 19980[각주:1])

5업 야리 영웅

5업 벤케이의 날

5업 나기나카 승병 영웅

5업 카나타 영웅

5업 테츠보 무사단

5업 세이겐의 검성

5업 카타나 사무라이 6부대



5업 카타나 영웅의 능력치


모리군 아시가루 : 숫자는 적지만 하나하나가 귀신같이 강한 사무라이들이었습니다! 눈하나 깜빡안하고 순식간에 수백명을 베어넘기는걸 보고 도망쳤지만, 남은 동료들은....크흑...






모리 다카카게 : 하필 형님이 사무라이들을 이끌고 출정했을때 이런 적들이 나오다니... 

신병들밖에 없으니 순식간에 겁을 먹고 도망칠텐데 어찌한다...






모리 다카카게 : 놈들의 강점은 병력의 질, 우리군의 강점은 병력의 수...

수로 질을 압도하기 위해선 운룡진(雲龍陣)을 쓸 수 밖에 없겠군.






운룡진의 장점

 운룡진의 단점 

  • 압도적인 머릿수로 적에게 피해를 누적시킬 수 있다.
  • 정면대결을 강요하여 변수를 차단할 수 있다.[각주:2]
  • 전반적인 병력의 질이 떨어져도 운용할 수 있다.
  • 숫적 우세만 확실히 확보하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 전군이 장군의 영향아래에서 싸울 수 있다.[각주:3]
  • 적은 피해로 승리하기 위한 진형이 아니라, 피해를 감수하고 승리하기 위한 진형이라, 아군의 피해가 커진다.
  • 머릿수를 완전히 압도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 장기전이 되므로, 속전속결이 필요할땐 적절하지 않다.
  • 종심이 깊은 진형이라 공성무기에 취약하다.




(실재론 진 하나하나가 보병+궁병으로 완편된 부대로 편성하지만, 이 글에선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 적과 아군 모두 보병만으로 편성했습니다.)

 

모리 다카카게 : 출진이다! 핫토리 놈들에게서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원해야 한다!








모리군은 숫자가 많았지만 그야말로 오합지졸... 무기를 들 수 있는 남자라면 전부 동원한터라, 사기는 바닥이었고 전투력도 형편없었다.


모리군 아시가루 1 : (이봐, 우리 군대에 사무라이님들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된거야?)







모리군 아시가루 2 : (그러게... 나 오늘 창을 처음으로 들어보는데....)







모리군 아시가루 3 : (흑흑... 집에 가고싶다...ㅠㅠ)








반면에, 핫토리군은 수가 매우 적었지만, 하나하나가 일당백의 용사였다.


핫토리군 대장 : 모리군이 농부들만 이끌고 나오다니...

우릴 너무 얕보는거 아니냐?






핫토리군 사무라이 : 저런 약골들은 몇만명이 몰려와도 무섭지 않지.

누가 많이 죽이냐 내기나 걸까?








머릿수는 모리군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병사들의 전투력과 질은 핫토리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이 때문에, 핫토리군은 모리군을 얕보고 먼저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모리 다카카게 : 모두, 내 명령만 잘 따르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1진 전투준비!









핫토리군의 기세는 엄청났다. 첫 돌격만으로 1진이 붕괴해버린 것이었다.



핫토리군 대장 : 크카카카... 이런 젖비린내 나는 놈들을 데리고 전쟁을 하겠다고?

차라리 볏단을 베는게 더 어렵겠구만! 크하하...






모리 다카카게 : (맙소사... 놈들의 기세가 생각보다 훨씬 매섭구나....)







모리 다카카게 : 1진 후퇴하고 2진 전진하라!!








(가급적이면 백기를 들기 전에 뒤로 빼주는게 좋습니다. 스샷은 아시가루의 기본 사기가 너무 낮아, 뒤로 뺄려고 적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모랄빵이 나는 상황)



핫토리군 사무라이 : 큭큭.. 벌써 모리군 선봉은 꽁지빠지게 도망치고 있군.

너무 시시한데?






핫토리군 대장 : 새로운 놈들이 몰려와봤자 우리 상대는 안되지. 









모리군의 2진도 압도적인 적들의 전투력에 버티지 못하고 차례로 무너져갔다.



모리군 2진 : 2진 붕괴직전! 주군!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모리 다카카게 : 2진 후퇴! 3진 전진!!!









핫토리군 사무라이 : 크하하! 죽여라 죽여!







모리군 3진, 4진 : 3진, 4진도 붕괴 직전입니다!!







모리 다카카게 : 3진, 4진 후퇴!!  5진, 6진 전진하라!









(실전에서의 운룡진은 안전을 위해 대장을 최후방에 배치하지만, 게임에선 전선의 사기 유지를 위해 전방에 배치하는게 좋습니다. 특히 병력이 오합지졸일수록 장군이 근처에 있고없고 차이가 큽니다.)



모리군 5진, 6진 : 대장님! 5진이 무너지고 6진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건 이제 7진 뿐입니다!






모리 다카카게 : 정말로 무시무시하군... 1진에서 6진까지 모조리 무너지다니...







모리 다카카게 : 도망치지 마라! 조금만 더 버티면 활로가 생길 것이다!









다카카게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시가루들은 명령을 무시하고 도망가기 시작하였다. 결국 다카카게는 마지막 남은 7진을 전진시킬 수 밖에 없었다.



모리 다카카게 : 6진 후퇴! 7진 전진하라!







핫토리군 사무라이 : 이게 마지막 놈들인가?

마지막 한놈까지 썰어버리자!







모리군 7진 : 대장님! 7진도 오래 못 버팁니다!

어서 퇴각 준비를!








그래도, 모리군의 분전이 무의미한건 아니었다.

쉴틈없이 이어진 전투에 핫토리군은 피로가 쌓여 움직임이 굼떠지기 시작했고, 가랑비에 옷 젖듯 사상자가 하나 둘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핫토리군 대장 : 바퀴벌레같은 놈들... 죽여도 죽여도 끝이없군.

그래도, 이 놈들만 쓰러트리면 이제 대장의 목을 베는 것만 남았으니 다들 힘내자!






모리군 7진 : 대장님! 놈들이 지쳐가지만 우리도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모리 다카카게 : 7진 후퇴! 1진 전진하라!







핫토리군 사무라이 : 뭐라고!? 아직도 놈들의 예비대가 남아있단 말인가!?









새로 등장한 예비대들은 바로 앞의 전투에서 무너져 내린 1진이었다. 

다카카게는 도망치는 아시가루들을 최후미에 재집결 시킨 뒤, 충분한 휴식으로 사기와 피로를 회복시킨 것이었다.[각주:4]




부대카드 색상이 노란색이나 빨간색이 되었다면 최대사기가 감소한 상태이니 전투에 신중하게 투입해야 합니다. 부대카드가 빨간색이 되었다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투에 투입시키지 말고 세워두기만 합시다. 병사들은 후방이 안전하면 안심하므로, 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후방에 서 있는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싸움에 투입하면 패주하는 순간 다른 아군에게 사기 페널티를 주므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공세에 핫토리군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핫토리군 대장 : 왜지? 분명히 7진까지 부쉈는데 왜 아직도 적이 나오는거지?







핫토리군 사무라이 : 귀신에 홀린 기분이군...

창 다루는거 보면 분명히 초짜들인데, 아무리 죽여도 도망가질 않으니...








핫토리군은 이제 눈에 보일 정도로 지치기 시작하였다.

반면에, 모리군 예비대는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생기가 넘쳤다.[각주:5]

이 때문에, 양측의 기량차이에도 불구하고 핫토리군의 손실이 조금씩 누적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모리 다카카게 : 1진 후퇴! 2진, 3진 전진! 놈들의 숨통을 끊자!







모리군 아시가루 : 와아아아~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고!










핫토리군 사무라이 : 히익... 이런데서 개죽음 당할 수는 없어!







핫토리군 대장 : 이봐! 어딜 도망가는 거냐!?

사무라이로서 부끄럽지도 않느냐!!






핫토리군 사무라이 : 부끄러움이고 자시고 우리부대는 지금 10명도 안 남았다고!!








결국 피로와 손실이 겹친 핫토리군은 완전히 무너졌다.

모리군은 아시가루 7000명이 배치되어 26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핫토리군은 사무라이 1300명을 배치하여 1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잡혀온 핫토리군 대장 : 모리군의 명성도 땅에 떨어졌군!

전술도 없이 머릿수로 밀어붙여 승리를 쟁취하다니... 모토나리공이 지하에서 울겠소!






모리 다카카게 : 그렇다면, 귀하는 신병 7000명으로 사무라이 1300명을 이길 수 있단 말이오?







잡혀온 핫토리군 대장 : 5배가 넘는데 당연한거 아니오!?







모리 다카카게 :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좋소. 풀어줄테니 준비를 갖춰서 다시 덤벼보시오.







풀려난 핫토리군 대장 : 남아일언중천금이니, 일주일 뒤에 봅시다.

내가 병사들 7000명을 모아오겠소!







모리군 1300명



핫토리군 7000명


모리 모토하루 : 아우야, 내가 돌아왔다.

초소카베군은 겁을 먹었는지,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배를 타고 도망쳤더군.






다카카케는 지금까지의 자초지종을 형에게 설명해주었다.


모리 다카카게 : 이제 조금 있으면 핫토리군이 다시 쳐들어 올겁니다.







모리 모토하루 : 내가 데리고갔던 모리군 정예 사무라이들이 준비되었으니 뭐가 두렵겠느냐?

약속대로 내가 1300명의 사무라이를 끌고가서 맞이하도록 하지.







핫토리군은 약속대로 7000명의 신병들을 끌고 다시한번 쳐들어왔다.

모토나리는 핫토리군이 숫자의 우세를 믿고 진형을 좌우로 길게 늘린 일자진을 편성한걸 보고, 적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모리 모토하루 : 놈들이 많은 수를 이용해 우리를 포위할 작정이군.

그러면, 어린진(魚鱗陣)으로 적의 중앙을 친다!






핫토리군 대장 : 병법에 이르길 수가 많으면 적을 포위하라고 했지.

적을 넓게 포위하여 단번에 무너트리자!







하지만 양군의 기량차이는 여실했다.


얇은 두께로 넓게 포위를 시도하던 핫토리군은 본대가 어린진에 박살나면서 좌익과 우익이 분단되어, 겁먹은 핫토리군 대다수가 아군이 도망치는걸 보고 싸우기도 전에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핫토리군 대장은 좌익과 우익을 넘나들며 병사들을 독려했지만, 좌익을 지원하러 가면 우익이 무너지고 우익을 지원하러 가면 좌익이 무너지는 상황을 버텨낼 수 없었다. 간혹 패주하다 정신차리고 복귀하는 핫토리 병사들도 있었지만, 돌격과 패주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스태미너가 바닥나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각주:6]


결국, 핫토리군은 뿔뿔히 흩어져서 도망쳤고, 모리군은 1300명 배치에 300명의 손실, 핫토리군은 7000명 배치에 4000여명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또 잡혀온 핫토리군 대장 : 도대체 이해할 수 없군...

손자병법에서도 적보다 다섯배면 나아가서 공격하고, 적보다 열배면 포위하라고 했소. 

어째서 다섯배가 넘는 병력으로 포위한 내가 패배한 것이오?





모리 다카카게 :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다섯배와 열배가 단순히 머릿수를 뜻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지.

병사들의 무기, 사기, 훈련도 까지 고려하면 신병들의 실질적인 군력은 사무라이 군대보다 더 약한 법... 약한 군대로 강한 군대를 포위하려고 했으니 문제가 생기지 않겠소?




모리 다카카게 : 자고로 자신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치란 말이 있소.

수가 적은 군대가 대군대와 싸울땐 체력이 약점이라, 운룡진으로 상대가 지칠때까지 기다린 것이오. 반대로, 신병이 정예병과 싸우면 사기가 약점이니, 형님은 어린진으로 빠른 승부를 노린 것이지.




운룡진에 적합한 토탈워는?

(O가 많을수록 적합)


 

 하위유닛과 상위유닛

 격차가 작은가?

 전투시간이 오래

 걸리는가?

 스태미너가 느리게

 회복되는가?

교전에서 벗어날때

피해가 적은가? 

 미디블2

 쇼군2

X

 로마2

X

 아틸라

X

X

X

 사가

X

X


운룡진은 다수의 하위유닛으로 소수의 고급유닛을 상대할때 쓰는 진형이므로, 하위유닛과 고급유닛의 전투력 격차가 적고, 전투시간이 오래 걸리며, 스태미너 회복소도가 느리고, 교전에서 벗어날때의 피해가 적어야만 쓰기 좋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건 스태미너 회복 속도라, 운룡진을 쓰기 가장 적합한 게임은 미디블2와 쇼군2라 할 수 있습니다. (로마2 엠페러 에디션은 제한적으로 쓸 수 있지만, 팔랑크스가 너무 강력해서 차라리 투창병을 쓰는게 나은 편...)

반면에 아틸라와 사가는 하위유닛과 상위유닛의 격차가 어마어마한데다, 스태미너 회복속도가 아케이드 게임처럼 광속으로 회복되므로 운룡진과 같은 피로도 공격을 쓰기 힘듭니다. 그래도, 적의 고급보병이 좁은 길목을 틀어막았을때, 병사들을 교차투입하여 적을 지치게 만들면, 전부 꼴아박는 것보다 적은 피해로 돌파할 수 있어, 운룡진과 비슷한 방법으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핫토리군 대장 : 모토나리공이 죽고 모리가문에 인재가 없는줄 알았는데 실수였군....

이제 여한이 없으니, 배를 가르게 해주시오.






모리 모토하루 : 그보다 묻고 싶은게 있다.

이가와 주코쿠는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째서 핫토리의 군대가 여기까지 침입하여 난동을 피운 것이냐?





핫토리군 대장 : 저승가는 선물로 알려주겠으니 잘 들으시오.








핫토리군 대장이 말해준 실상은 놀라웠다.
동쪽의 오다 가문이 교토를 점령하여 무로마치 막부를 무너트리고, 아자이, 아사쿠라, 다케다 같은 쟁쟁한 가문들도 멸망시켰으며, 잇코까지 평정하여, 명실상부한 일본의 패자가 된 것이었다. 거기다, 핫토리 가문의 거점인 이가 역시 오다군의 공격으로 무너지면서, 남은 가신들과 유민들이 살길을 찾아 서쪽으로 몰려오게 되었다.

핫토리군 대장 : 다케다도, 잇코잇키도, 핫토리도 무너졌으니, 이제 다음 차례는 모리가 아니겠소?

우리와 같은 꼴을 당하기 전에 튼튼히 방비하시길 바라오.






모리 모토하루 : 이거 큰일이구나! 오다 가문이 그렇게 강하단 말인가?







모리 다카카게 : 형님, 현재로선 우리 가문의 병력을 총동원해도 오다의 군대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모토하루는 다카카게와 상의하여 핫토리군의 남은 가신들과 유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일본의 패자가 된 오다 가문의 비상으로, 모리가문 최대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록 : 실전에서 사용된 운룡진 (雲龍陣)


운룡진은 기록에서 찾기가 힘듭니다.

운룡진은 대군을 운용할때 쓰는 진형인데, 대군으로 적은 수의 적을 쳐부수는건 당연한 일이라, 어떤 진형을 썼는지 시시콜콜하게 쓸 필요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생각됩니다. 특히나 중국과 우리나라의 전쟁기록은 세세한 사항을 기록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사례를 찾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아래의 예시는 확실하게 운룡진을 쓴 전투 라고 하기 힘드니, 그 점을 감안하고 보시길 바랍니다.





아네가와 전투 (1570년)


승자 : 오다-도쿠가와 연합군. 34,000명 (800명 전사)

패자 : 아자이-아사쿠라 연합군. 18,000명 (1,800명 전사)


아네가와(姉川)에서 강을 끼고 벌어진 전투.

오다군은 아자이군과 맞서고, 도쿠가와군은 아사쿠라군을 맞서 싸우는 형태가 되었다.

아자이군은 사기가 높고 병사들도 정예였지만, 아사쿠라군은 원군으로 참전한데다 대장인 아사쿠라 요시카게가 전선에 나오질 않아 사기가 낮았다. 오다와 도쿠가와군의 상황은 정 반대였는데, 오다군은 병력이 많았지만 '오와리의 병사들은 일본 최약'[각주:7]이란 말이 있을 정도라 사기가 미덥지 못했고, 도쿠가와군은 '미카와 무사들은 일본 제일의 용사'라고 할 정도로 막강했다. [각주:8]


아자이군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 오다 노부나가는 진형을 두껍게 총 13진까지 편성하였고, 자신은 최후미에 위치하였다. 기존의 전투에서 노부나가는 전선에 앞서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네가와에서 가장 안전한 최후미에 위치한건, 그만큼 아자이군의 맹공을 예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전투가 시작되자 예상대로 도쿠가와군이 전진하여 아사쿠라군을 압도하고, 아자이군이 전진하여 오다군을 압도하는 형세가 되었다. 아자이군의 선봉인 이소노 가즈마사는 파죽자세로 오다군을 돌파했는데, 오다군의 13진 중 무려 11진을 박살내면서 오다 노부나가를 위기에 몰아넣었다.[각주:9] 그때 이나바 잇테쓰가 이끄는 구원(지도 우측아래)이 도착하여, 노부나가는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도쿠가와군은 아사쿠라군을 격파했지만, 아자이군은 끝내 오다군을 돌파하지 못했다. 결국 도쿠가와군이 우회하여 아자이군의 측면을 공격하면서, 오다-도쿠가와 연합군이 승리하게 되었다.


이 전투에서 눈여겨 볼 점은 몇가지가 있다.


첫째로, 운룡진은 무너진 선진이 확실하게 재편성되어야만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아네가와에서 노부나가가 위기에 빠진건 1~11진이 너무 빠르게 무너지면서, 재편성할 시간이 없이 대장이 바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룡진의 강점을 살릴려면 후방으로 빠진 예비대가 재편성을 할때까지 선진이 버텨줘야 한다.


둘째로, 사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오다군은 13진 중에 11진이 무너졌지만, 사망자는 도쿠가와군과 합쳐서 고작 800명밖에 안된다. 이 말은 오다군의 무너진 11진 대부분이 아자이군의 기세에 밀려 모랄빵이 난 것이다. 즉, 병사들이 동요하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교체하는 식으로 사기를 관리하는게 중요하다.


셋째로, 오다군이 모루가 되고, 도쿠가와군이 망치가 되어 아자이군을 부순 것처럼, 운룡진은 본대를 지키는 모루로 쓸 수 있다. 다른 진형과 다르게 정(正)과 기(奇)의 구분이 없고, 모든 부대가 정병(正兵)의 형태를 띄고 있으므로, 따로이 기병(奇兵)을 편성하여 운룡진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진형의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 부대 전체를 운룡진의 형태로 편성했지만, 실전에선 기병이나 매복병을 따로 배치하는 식으로 응용하면 된다.



부록 : 창작물에서 사용된 운룡진 (雲龍陣)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은하영웅전설 마지막 전투인 '버밀리온 회전'에서 사용된다.


제국 황제인 라인하르트는 동맹의 양 웬리와 싸우기 전, 작전을 짤 때 묘사된다. 먼저 냅킨을 층층이 쌓은 뒤 포도주를 맨 위에 부으면, 위쪽에 쌓인 냅킨은 포도주에 젖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점점 투과하는 양이 적어지다가, 어느정도 내려오면 더 이상 투과하지 못한다. 즉, 쓸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된 양 웬리와 다르게, 라인하르트는 제국의 자원을 무한정으로 쓸 수 있으므로, 운룡진의 형세로 버티면서 소모전으로 유인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투에 돌입하자 양 웬리는 우월한 전투능력으로 1진에서 9진까지 무너트린다. 하지만, 고갈되는 탄약과 함대의 손실, 그리고 누적되는 승무원의 피로 때문에 계속 전면을 공격하는건 무모하다고 판단하여, 양동작전으로 유인한다. 여기서 라인하르트는 운룡진의 형세를 무너트리고 공세로 나서면서 위기에 빠지게 된다.


즉, 운룡진은 상대를 압도하는 대군과 정확한 지휘체계, 충분한 보급과 재충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천재적인 지휘관도 파훼법이 없는 진형이라 할 수 있다. [각주:10] 한마디로, 기술적인 부분보단 전쟁를 벌이기 전의 준비가 더 중요한 진형....(대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국가의 기반이 튼튼하다는 뜻이므로...) 다만, 창작물에선 소규모의 군대로 대군을 무너트리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주기 위해, 운룡진이 패배하는 쪽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300에선 스파르타의 300명 병사들이 십만명이 넘는 페르시아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싸움을 펼치는데, 정말로 300명밖에 없었다면 페르시아는 부대를 쪼개 쉴틈없이 싸움만 걸었어도 하루내로 승리했을 것이다. 영화에선 스파르타 병사들이 상처를 치료하면서 쉬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그땐 왜 페르시아군이 공격을 안했을까?[각주:11]



Notice. 본문에 소개한 내용은 '토탈워'에 맞게 변경된 형태이므로, 실전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대에 사용된 진형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자료가 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1. 핫토리 가문이라서 다른 가문보다 약간 더 비쌉니다. [본문으로]
  2. 상대가 우회해서 공격하더라도, 예비대가 많기 때문에 여유있게 대비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3. 쇼군2의 경우 장군의 '고수'능력으로 지휘범위를 넓힐 수 있어, 더욱 효율이 좋습니다. [본문으로]
  4. 실전에선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부대를 합치고, 궁병들에게 탄약을 보충시키는 식으로 새로이 부대를 재편성할 수 있지만, 게임에선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사기와 피로회복만으로 만족합시다. [본문으로]
  5. 피로도 페널티는 병사들의 전투력에 % 단위로 페널티를 줍니다. 이 때문에 능력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하락하는 수치가 커지므로, 강력한 병사도 지치게 만들면 능력치 격차가 줄어듭니다. [본문으로]
  6. 아시가루는 고급 사무라이보다 스태미너가 더 약해 동시에 전투를 투입하면 먼저 탈진합니다. 거기다 패주와 돌격은 스태미너를 최대한 소모하는 행위라 피로도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본문으로]
  7. 오와리는 상업이 발달하고 물자가 풍족하여 상인적인 기질이 강하기 때문에 오와리 사람들을 군사로 쓰기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해득실을 너무 따지다보니, 전황이 조금만 불리하면 도망치기 일수였던 것... 오다 노부나가가 장창과 조총같이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장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런 이유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문으로]
  8. 미카와 지방은 오와리와 정 반대로 산악에 척박한 지역이라,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고지식하며 험한 일에 익숙해 병사로 쓰기에 적합했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9. 본대인 오다군이 무너지면, 원군인 도쿠가와군은 싸움을 지속할 의미가 없기 때문에, 오다-도쿠가와 연합군이 전면적으로 무너졌을 수도 있습니다. [본문으로]
  10. 소설에서도 라인하르트가 운룡진의 형세를 무너트리고 나서야 양 웬리가 승기를 잡습니다. 그만큼 정석적인 운룡진은 파훼하기가 어렵다는 것... [본문으로]
  11. 실제론 스파르타와 그리스 연합군이 1만명을 넘었고, 지형도 대단히 유리했으며, 심지어 그리스군이 부대의 피로를 관리하기 위해 선진과 후진을 교체하는 식으로 교전했기 때문에 약간이나마 버틸 수 있었습니다. 영화처럼 300명밖에 없었다면 선진과 후진이 교대할 여유가 없으므로 절대로 못 버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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