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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리뷰] 액트 오브 워. C&C의 추억은 잊어라

by 구호기사 2008.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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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액트 오브 워(이하 AOW)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단 두가지였습니다.
 
'C&C와 시스템이 흡사' 하다는 것과, '실사 동영상' 이 나온다는 것 때문이었죠. 무엇보다도 C&C의 정통 적자라고 할 수 있는 제너럴이, 실사동영상을 포기하고 실시간 재생으로 변경해 많은 C&C 팬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액워의 실사동영상은 C&C 팬으로서도 상당히 끌리는 요소였습니다. 마침 이벤트 기간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행사까지 하고 있어서, '게임이 별로라도, C&C의 추억에 잠길 수 있다면 그걸로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지르고 말았습니다.
 
며칠에 걸쳐 34 스테이지에 달하는 캠페인을 클리어하고 나니, 액워는 C&C의 단순한 아류작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는 게임이며, 싱글 캠페인의 수준은 C&C의 아성을 넘었다고 볼 수 있을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수작이었습니다.

보...보리스 옐친....? (미국대통령 역)
 
액워는 세가지의 진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정규군인 미육군, 팬타콘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수부대인 탈론기동부대, 그리고 테러를 지원하는 석유회사 그룹인 컨소시엄 인데, 각각의 진영은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론기동부대는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비싼 소수정예 유닛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닛들의 범용성이 뛰어나 다루기가 쉽습니다. 미육군은 뛰어난 성능의 유닛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분야에 특화된 유닛들이 많아 조합이 필수적인 진영입니다. 컨소시엄은 매우 싼 가격의 유닛과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비싼 유닛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변칙전술에 쓸만한 유닛들이 많지만 대체로 맵집이 약한 편입니다. 이렇게 각 진영마다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기에, 스커미쉬나 멀티에서 각 진영마다 독특한 전술을 개발할 여지가 많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상 탈론기동부대도 미군에 속하기 때문에, 세 진영중 무려 두 진영이 미군이라는, 별로 재미없는 설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캠페인에서도, 삼파전을 펼치는게 아니라, 미육군과 탈론이 힘을 합쳐 컨소시엄을 협공하는게 주된 흐름이라, 진영이 세개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단순해진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스커미쉬나 멀티만 할 유저라면 별로 상관없겠지만, 캠페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저로선 아쉬운 부분입니다.

요즘 워게임에선 빠지지 않는 주제인 테러...
 
AOW의 간단한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석유가 고갈되기 시작하는 근미래의 지구...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습니다. 이 때 트랜스 글로벌이란 석유회사가 신기술을 이용해 경제성이 낮은 유전을 개발하면서 유가를 안정시킵니다. 때문에, 큰 손해를 보게 될 다른 석유회사들은, 연합체인 컨소시엄을 결성해서, 트랜스 글로벌을 제거하고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여러 사건들을 일으킵니다. 탈론기동부대는 별 다른 연관성이 없어보이던 여러 사건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 배후를 밝혀내 이를 물리친다는게 주된 스토리입니다.
액워의 스토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석유와 테러리즘 입니다.
 
9.11이 미국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는걸 느끼게 만들어주는 이 주제는, 제너럴 등의 많은 게임에서 차용한 설정이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만든 테러 주제 게임은, 다 '미국이 테러리즘을 극복하고 세계평화를 이룩한다' 라는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만 한다는게 문제지만, 액워에선 테러의 발생과 그 해결에 대해 설득력있는 이야기전개를 제시하여, 어느정도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캠페인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미국패권주의가 거슬리긴 하지만, 적어도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혐오감까지 불러 일으켰던 제너럴의 캠페인보단 매우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전, 제너럴에서 GLA가 테러를 일으키는 이유조차 모르겠습니다. -_-;) 그래도, 정의의 편은 모두 미국의 백인들이며, 악당들은 러시아인이나 중동인이라는 것은 조금 꺼려지는 부분입니다.
 
캠페인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실사 동영상과 CG를 적절히 섞어서 쓰고 있으며, 스테이지의 맨 처음과 마지막에만 동영상을 보여줬던 C&C 시리즈와는 달리, 특정 미션을 완수하면 게임 도중에도 동영상이 나옵니다. 또, 중요 이벤트의 경우 좌측 상단에 작은 창으로 이벤트 화면을 따로 표시하여, 유저들을 더욱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대부분의 동영상을 브리핑만으로 때웠던 C&C 시리즈와는 달리, 영상이 이야기 전개 자체에 초첨을 맞추고 있으며, 연출이 상당히 세련되고 현란합니다. 마치 한편의 잘 만든 영화를 보는 듯한 동영상의 연출은 RTS 게임 중엔 보기 드물게 우수한 편입니다.
 
또, 미션 중엔 중간 중간 다양한 미션을 제시하여, 그것을 클리어하면 특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적의 발전소 기지를 부수라는 미션을 클리어하면, 적의 포탑들은 가동을 중지해 미션을 더욱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미션을 클리어 하지 않고 바로 최종목표를 클리어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차근차근 제공되는 미션을 클리어 함으로써 게임의 시스템을 손쉽게 익힐 수 있으며,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액워 캠페인에서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캠페인의 주인공이 탈론기동부대와 미육군이기 때문에 컨소시엄의 스토리는 제외되어 있으며, 심지어, 캠페인 전반에 걸쳐 컨소시엄의 유닛들을 컨트롤 해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마치 레드얼럿2 유리의 복수를 하는 듯한 이 찜찜한 구성 덕분에, 튜토리얼의 역할을 해야 할 캠페인에서, 컨소시엄의 유닛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단편적으로 밖에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결국, 유저들이 컨소시엄의 특성을 알고싶다면, 일일이 스커미쉬에 들어가서 (꽤 난이도가 있는) AI를 상대로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합니다. 탈론기동부대와 미육군의 경우 캠페인만 클리어하면 자연히 이들의 빌드오더나 유닛들의 특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조금 불편한 부분입니다.

이야~ 멋진데? ....그런데, 내 유닛들이 다 어디갔지?
 
액워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역시 뛰어난 그래픽입니다.
(주의. 이 리뷰를 쓸 당시의 그래픽 카드가 지포스4라, 스샷이 대단히 안습하게 찍혔습니다. ;; 최대옵 실그래픽은 훨씬 좋습니다.)

실제 비율로 제작된 미국 국회의사당이나 백악관, 정유소 같은 건물들이 상당히 볼만하며, 최대로 줌인해도 별다른 어색함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건물이 공격받을때 유리창이 깨지는 모습이라던가, 창문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포로들에게 접근하면 양손을 머리에 얹고 제자리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수의 보병을 그룹으로 지정해두면 대열을 이루고 사주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궤도차량이 아닌 4륜차를 움직일 경우 실제자동차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서 정말 세심한 곳까지 신경썼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예전 게임들은 4륜차가 제자리 360도 회전도 했었죠. ;;) 또, 이러한 그래픽효과가 생각만큼 리소스를 잡아먹지 않는 다는 것도 대단한 점입니다. 예전에 제너럴을 할때 폭발이 일어나거나 헬기가 추락하면 느려지면서 프레임이 끊기는 현상이 일어났지만, 같은 사양에서 액워는 건물이 폭발하거나 화재가 일어나도 그렇게 느려지거나 프레임이 끊기지 않습니다. 그래픽이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리소스 부족에 의한 느려짐 현상이 없다는건 그만큼 최적화에 신경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그래픽이 마냥 좋지많은 않습니다.
액워는 쿼터뷰에 가까운 탑뷰이기 때문에 높이가 높은 건물의 경우 후방의 유닛들이 완전히 가려지게 됩니다. 물론 건물에 가려진 유닛들을 실루엣으로 표시해 주고, 마우스 휠을 이용해 시점을 변환할 수도 있지만, 게임진행에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화재효과의 경우 화려함이 상당히 인상적이지만, 그 연기가 시야를 완전히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불을 끌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아군 근처에서 대화재가 일어나면 시야가 답답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액워의 시스템이란? C&C 의 전투와, 스타크래프트의 컨트롤.
 
AOW의 시스템이 C&C와 흡사하다는 점은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전투는 웨스트우드게임과 흡사하고 컨트롤은 블리자드사 게임과 흡사합니다.
 
보병으로 중립 건물을 점령한다던가, 발사된 공격을 이동으로 피할 수 있다는 점, 보병을 차량으로 깔아 뭉갤 수 있는 점, 건물을 팔 수 있다는 점 등은 확실히 C&C 시리즈와 흡사한 모습입니다. 반면 마우스 우클릭 인터페이스, 건물마다 유닛을 따로 생산하는 점, 그룹에서 원하는 유닛을 고를 수 있는 시스템, 단축키 시스템 등은 블리자드사의 게임과 흡사합니다. 즉, 액워는 C&C와 흡사한 게임이지만, 블리자드 게임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국내 유저의 취향에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OW만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포로와 매복 시스템입니다.
 
포로 시스템은 액워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큰 부상을 당한 보병이나, 차량과 비행기가 부서지면서 안에서 나온 승무원들은 모두 포획할 수 있습니다. 포로를 포획할때마다 일정 수준의 자금이 지원되며, 포로를 포로수용소나 야전병원에 수용하고 있으면 주기적으로 자금이 들어옵니다. (강제노역..;;) 또, 포로 한명을 심문해서 전장의 안개로 가려진 부분을 일시적으로 밝힐 수 있습니다. (사용하면 포로 한명이 사라지는걸로 봐서 심문이 아니라 고문인듯....;;) 또, 계좌동결이나 몸값요구 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포로를 획득시 상대방의 자금을 소모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군의 부상당한 보병을 치료하고, 차량 승무원들을 수송선에 실어 본진으로 무사 귀환시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 포로 시스템 덕분에, 강력한 화력이 상황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주포와 같은 강력한 화력을 가진 유닛들이 있을때, 이들의 스플래쉬 데미지로 인해 포획가능한 포로들이 모두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무조건 화력으로 밀기보단, 완급을 조절하면서, 적군의 포로를 최대한 많이 포획하는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매복시스템은 나무와 장애물과 같은 곳에서 보병들이 매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매복시 스텔스 상태가 되며 적에게 선공을 가할 수 있으며, 추가데미지(보통 2배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액워의 유닛들은 대단히 강력한 공격력과 상대적으로 약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어, 이 2배 데미지라는게 무시할 만한게 못됩니다. 단순하게 많은 수의 탱크를 모아 어택땅으로 적의 본진으로 공격하다간, 매복한 대전차보병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AOW는 병력을 모아 밀어치는 러쉬 위주의 패턴보다는, 맵 상의 중요 거점을 장악하고 아군의 영역을 확보하는 전술이 중요시됩니다. 또, 중립건물을 보병들이 점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영역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게 됩니다. 물론, AOW에서도 러쉬가 가능합니다만, 이러한 매복과 포로 시스템 덕분에 단순한 러쉬는 한계가 있으며, 좀 더 다양한 전술을 조합해야 더욱 효과적입니다.
 
중립건물 점거 시스템은, 이미 C&C 시리즈나 서든 스트라이크 등에서 선보였지만 액워에선 더욱 개량해 완성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립건물을 점거한 보병은 가까이 있는 적을 향해 창문이나 베란다, 옥상 등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건물에 있는 보병은 상당히 강한 방어력을 보여주지만, 건물이 부서지기 전에 폭발이나 화재로 사망할 수 있으며, 노출된 보병은 저격수에 의해 저격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지붕이 있는 건물의 경우 수송기를 통해 지붕으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적이 점거한 중립건물에 아군 보병을 집어넣어 건물을 탈취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격수나 대전차보병 같은 보병들은 건물 내에 침투한 일반 보병들에게 상당히 무력한 것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때문에, 게임이 중후반에 이르더라도 라이플을 쓰는 가장 기초적인 보병도 나름대로 활용도가 있습니다.

그 밖에 다양하고도 개성적인 시스템들이 많습니다. 보병들은 포복해서 스텔스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공군은 직접 목표로 지정한 타겟 말고도, 탄약에 여유가 있는 한 이동 경로에 있는 적합한 목표물을 알아서 공격합니다. 차량들이 긴급수리 요청버튼을 누르면, 아군의 수리차량이 자동으로 다가와서 수리를 하거나, 수송선에 싣고 수리센터로 보내 줍니다. 헬기들은 적 공군의 공습을 피해 지상에 착륙 할 수 있습니다. 건설유닛들에게 범위 경계 명령을 내리면, 손상당한 건물을 알아서 수리합니다. 이런 실용적이고도 흥미를 끄는 다양한 시스템 덕분에, AOW는 C&C의 아류작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마음은 임요환인데 손가락은 40대란 말이지...
 
하지만 이런 다양한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적군을 일점사 하면서, 적의 느린 공격을 일일이 이동으로 회피해주며, 아군의 경차량으로 적 보병을 깔아뭉개고, 부서진 차량에서 나온 승무원들을 골라 일일이 후방으로 빼 줍니다. 전투가 끝나면 포로를 포획하고, 아군의 부상당한 보병을 구급차에 실어보내며, 아군 승무원을 수송선에 태워 본진에 보냅니다. 이러면서 아군 본진에서 테크트리 올리고 병력을 생산해 전방으로 충원하며, 멀티도 하고 멀티지역에 포탑도 지어주고 중요 거점에 병력 매복도 시키며, 방공레이더에 걸린 적 공군을 인터셉터하며, 정찰유닛으로 멀티 체크도 합니다. 즉 액워는, 말로만 써놓아도 정신이 멍해질 정도의 컨트롤을 유저에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 점은 RTS를 그다지 해보지 않은 라이트유저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액워가 C&C와 스타크의 시스템을 섞어쓰면서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C&C는 생산부분을 최대한 간략화 한 대신, 전투에서 복잡한 컨트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스타크는 생산과 멀티을 상당히 신경써야 하지만, 전투 컨트롤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AOW의 전투시스템은 C&C와 흡사하고, 생산과 멀티관리는 스타크와 흡사합니다. 즉, 액워는 타 RTS의 복잡한 시스템들을 따와서 사용하다 보니, 유저들에게 지나치게 세심한 컨트롤을 요구하게 됩니다. AOW의 유닛들의 공격력이 매우 높고 방어력이 낮아 교전이 벌어지면 순식간에 결판이 나기 때문에 전장에서 눈을 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생산과 멀티를 소홀히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유저들이 프로게이머 수준의 컨트롤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전장을 마음먹은데로 컨트롤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이 정녕 2005년도에 나온 게임의 옵션이란 말인가... -_-;
 
스커미쉬와 멀티에서 옵션이 정말 빈약하기 이를데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진영과 색깔과 팀과 맵을 고르는걸 제외하면 어떤 옵션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10년 전에 발매된 RTS를 보는 듯한 부실한 옵션은, 최근 RTS들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언제나 시작자원이 같다는 점은 밸런스를 맞추기에 좋을지는 몰라도, 정형화된 빌드오더와 전략만을 쓰게 될 단점 역시 존재합니다. 스커미쉬 옵션 부실하기로 유명한 블리자드사조차 워크3에서 다양한 옵션을 선보였고, C&C의 적자인 제너럴도 초기자원 편집이나 슈퍼무기 제한과 같은 옵션을 제공하는걸 보면, 액워의 옵션은 정말 부실하다고 밖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괜찮은 점이라면, 스커미쉬의 AI 수준이 상당히 높아 멀티를 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오래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AI 라서 정형화된 플레이를 한다는게 단점이지만 부실한 AI 덕분에 게임 수명을 갉아먹는 타 RTS들에 비하면, 그래도 나름대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사양의 압박을 느껴 일찌감치 멀티플레이를 포기하는 유저에겐, 스커미쉬 AI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과 높은 난이도의 AI 는, RTS 초심자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컨소시엄엔 저격수가 없을텐데...!?
 
액트 오브 워는 원본인 '다이렉트 액션'과 확장팩인 '하이트리슨' 이 발매되었습니다.
하이트리슨은 원본이 필요없는 스탠드 얼론 확장팩으로, 위에 언급되었던 상당 수의 단점이 개선된 괜찮은 확장팩입니다. 하지면 몇몇 부분은 오히려 더욱 아쉬워진 부분도 있습니다.

확장팩에서의 변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장팩 전용의 추가 캠페인 지원. 참고로 캠페인 난이도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갔습니다.
2. 당연하지만 각 진영마다 추가 유닛과 추가 업그레이드가 등장합니다.
3. 제작비 문제로 실사 동영상은 사라지고, CG 동영상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쉬운 부분)
4. 해군이 등장합니다. 스커미쉬에서 해군 전용 맵도 나오는데, 무지막지한 사양이 필요합니다. ;;
5. 스커미쉬와 멀티의 옵션 조절이 더욱 세세해졌습니다. 시작 자원은 물론, 승리조건, 맵의 자원량, 데미지 수치까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6. 공군과 수리, 치료 시스템의 인터페이스가 전체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하이트리슨은 스커미쉬와 멀티 측면에서 상당히 개선된 확장팩이지만, 싱글 캠페인의 난이도가 급상승해, 처음 하는 유저보단, 다이렉트 액션을 이미 플레이한 유저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액트 오브 워는 근래 보기 드물었던 C&C 타입의 RTS로, 매우 독창적인 게임은 아니지만 다른 게임들의 장점을 잘 융합시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게임입니다. 복잡한 컨트롤 덕분에 RTS 초심자에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RTS를 좋아하는 매니아들... 특히 C&C에 관한 추억을 하나쯤 가지고 있는 웨스트우드 팬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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