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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리뷰] 주 타이쿤2 라이트유저를 위한 경영 게임.

by 구호기사 200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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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타이쿤(ZOO TYCOON2) 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원 경영 시물레이션입니다.
 
유저는 동물원의 경영자가 되어, 주어진 돈으로 적절한 동물을 입양하고, 그 동물에게 맞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몰려드는 관람객들의 요구에 맞추어 편의시설을 짓고 여러가지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되겠죠. 많은 동물을 구비하고, 동물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편의시설이 충분하다면 많은 관람객들이 동물원을 구경하러 오며, 이는 입장료, 기부금, 상품판매 등의 수익으로 직결됩니다. 즉, 주제만 동물원일 뿐, 여타 다른 경영시물레이션과 비슷한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캠페인 화면. 각각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어찌보면 단조로워질 수 있는 게임형식 때문에, 여러가지 부가적인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캠페인에서는 확고한 목표를 제시하며, 이 목표를 수행해야지만 미션이 클리어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희귀동물을 번식시키라는 미션 목표가 있다면, 그 동물에게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고 사육사들을 이용해 잘 돌보아서 번식을 할만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가장 큰 목표가 됩니다. 반면에 일정시간내에 $10000 을 벌라는 목표가 주어지면, 최대한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동물을 구비하고 편의시설을 갖추는게 급선무가 되겠죠. 즉, 일반적인 플레이라면 언제나 비슷한 내용이 되지만,캠페인에선 다양한 미션들 덕분에 나름대로 짜임새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동물원을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화면
가까이 줌 인한 화면
나름대로 신선했던 1인칭 시점

주 타이쿤2는 전작과는 달리 완전한 3D로 탈바꿈되었습니다. 덕분에 줌인, 줌아웃, 회전이 자유롭습니다. 물론 그만큼 사양이 높아졌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게임은 3D의 장점을 상당히 잘 살려놓았습니다. 무엇보다도 1인칭 시점 지원과 사진찍기 모드는, 경영시물레이션이란 장르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독특한 재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진찍기 모드를 이용한 미션도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언론사가 '얼룩말이 뛰어노는 사진을 가지고 싶다' 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동물원 선전이 되어서 관객이 늘어나게 되죠. 때문에 가끔씩은 동물을 돌보고 동물원을 꾸미는 일에서 벗어나 사진기를 들고 동물원 옆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사진기자의 일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관객 모델링은 엉성하지만, 동물들 모델링은 신경 쓴 티가 난다.

그래픽적인 면에서 폴리곤은 적은 편이지만 텍스쳐에 신경을 써서 동물들의 특징을 잘 부각해 놓았습니다. (사실 이보다 그래픽을 좋게하면 안그래도 느린데 사양의 부담이 더욱 심해지겠죠. ;;)  동물들의 특징을 어느정도 과장되게 꾸며놓아서, 보면 만화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동물에 비해 관객이 모델링 수준은 매우 낮은 편으로, 표정변화도 없고 겉모습도 거의 비슷비슷한 클론의 습격 수준입니다. 하긴 동물원이 커지면 이놈들만 수백명이 들이닥치는데 관객 모델링에 일일이 신경쓸 여유는 없겠죠. 참고로, 스샷의 안습함은 게임 그래픽이 안습한게 아니라 본인의 컴이 안습한 사양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편리했던 동물원 꾸미기툴.
 
동물원을 꾸미는데 있어 주 타이쿤2는 초보자도 손쉽게 꾸밀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합니다. 우리 종류를 선택해서 적당이 이리저리 벽을 만들어 주고, 동물에게 흡사한 환경을 선택해 우리 안을 마치 붓질하듯 그려주면 알아서 지면이 변하고 나무도 심어지고 돌이 생깁니다. 나무나 돌의 비율은 스샷에서 보는 것과 같이 유저가 적절히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꾸미기라면 지면을 선택하고 일일이 나무와 돌을 선택해서 배치해야겠지만, 여기선 클릭과 드래그 만으로 오브젝트 배치까지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호수를 만들 수도 있고, 지면의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일반적인 방법과 같이, 수동으로 돌과 나무 등의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꾸미기 인터페이스는 정말 편리해서, 초보자라도 몇번 조작하다보면 금방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난 벵골 호랑이가 어떤 환경에 사는지 잘 모르는데?' 라는 유저가 있다면? 
 
그러면 게임 내에 내장된 사전을 이용하여 동물을 검색해보면, 그 동물이 사는 환경과 특징, 그리고 간단한 사전적 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동물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오브젝트를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쯤되면 거의 교육적인 목적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사전을 찾는게 귀찮다면 사육사 조언을 통해서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사육사는 그 동물이 사는 최적의 환경과 적당한 우리, 그리고 먹이와 놀이도구를 추천해 줄 것입니다.

스샷만 보면 그럴듯한 경영 시물레이션으로 보이지만...
 
하지만 주 타이쿤2에도 여러 단점이 보입니다. 가장 큰 단점은 뭔가 심오한 경영 시물레이션을 기대하고 플레이한 유저는 실망할 우려가 크다는 점입 니다. 예를들어 관객이 좋아하는 동물이나 선호하는 음식 등은 별다른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현실적으로 아프리카에 사는 관객들은 얼룩말을 구경하는것 보다 펭귄을 구경하는걸 선호하겠지만, 주 타이쿤2에선 그런 점이 그다지 반영되지 않았다는거죠.
 
또, 햄버거 판매점을 개설했는데 매출이 신통찮다면? 다른 경영시물레이션이라면 여러 이유를 유추할 수 있겠죠. 가격이 너무 비싸다던가, 경쟁사가 많다던가, 맛이 없다던가...이유를 알아낸 다음 그에 합당한 대응책을 써서 매출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면 주 타이쿤2는 그런거 없습니다. 매출이 낮으면 그냥 낮은 겁니다. 자꾸 따지면 굴다리 밑에서 존내 맞는겁니다. -_-; (가격설정같은게 있지만 솔직히 안팔리는 곳은 싸게해도 안팔립니다.) 때문에 심오한 경영은 그다지 필요없고, 그냥 통계보고 적자나는 판매점 있으면 팔아치우거나 다른 판매점으로 대체하는게 끝인 실정입니다. 이쯤 되면 '경영' 측면이 상당히 단순해져 버립니다.

재규어에게 습격당하는 관객과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는 관객들
 
 
그리고 주 타이쿤2에선, 비슷한 플레이가 반복되는 경영 시물레이션에서 중요한 돌발 이벤트가 매우 부실합 니다. 예를 들자면, 심시티를 하다보면 갑자기 화재가 나거나, 자연재해가 닥치기도 합니다. 그런 돌발이벤트에 대응하는게 나름대로의 재미를 부여했었죠. 반면, 주 타이쿤2에선 동물원을 정상적으로 꾸며놓았다면, 정말 할 일이 없을 정도로 평화롭습니다. 실제 동물원에선 사고가 나서 동물이나 관객이 다칠 수도 있고, 동물이 탈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 타이쿤2는 너무 평화롭습니다. (위 스샷은 연출된 것... 일부러 재규어 풀어 놓았습니다. ;;) 심지어 동물이 탈출했다고쳐도 클릭 한번에 바로 무력화가 되므로 위기감 따윈 전혀 들지 않습니다. 현실에선, 얼마전의 코끼리 대탈주같이 동물이 탈출하는 일은 큰 사건이지만, 주 타이쿤은 마우스 클릭 한번 더해주는 귀찮음만 부여하는 사소한 일일 뿐입니다. 쉬운 게임을 지향하다보니 게임이 너무 단순해져버린 느낌이랄까요...
 
이벤트가 워낙 없다보니 일단 동물원을 꾸미는 일은 재미있지만 다 꾸미고 나면 할 일이 없어집니다. 심지어 그냥 틀어놓고 밥먹으러 가거나, 외출했다 돌아와 그동안 벌어들인 돈을 보는 일도 가능합니다. (이쯤되면 경영 시물레이션이라고 하기엔 민망해집니다. -_-;) 그나마 챌린지 모드에선 여러가지 미션 목표가 주어지지만, 시간제한도 없고 돌발적인 사고도 없으니 역시 하다보면 지루해지는건 어쩔 수 없어집니다.
 
하지만 이 정도 난이도가 어찌보면 저연령층엔 딱 맞다고 보여집니다.
 
 
결론은....
 
주 타이쿤2는 쉽고도 잘 만든 경영 시물레이션 게임입니다.

하지만 쉽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뭔가 대단하고 심오한 경영 시물레이션을 바라는 유저들에겐 실망감을 안겨주겠지만, 동물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어린 학생들, 경영시물레이션에 입문해보고 싶어하는 라이트 유저들, 가끔씩 복잡하고 머리아픈 게임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화면을 감상하면서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게이머들에겐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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