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잿 앤 건즈. 화끈한 양키 슈팅게임

보기만 해도 양키센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잿 앤 건즈는 보통의 슈팅 게임에서 보기 드문 여러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입니다. 때문에, 흥미있는 내용을 위주로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젯 앤 건즈는 횡크스롤 슈팅 게임입니다. 최근, 일본에선 횡스크롤보단 종스크롤 슈팅이 대세가 된 듯 하지만, 서양에선 아직 횡스크롤도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프로필 선택 화면. 양키 게임이니만큼 미소녀 같은건 기대하지 말자.

로딩 중에도 미션을 간단히 설명해준다.

젯 앤 건즈의 주인공은 일종의 바운티 헌터입니다. 각 스테이지마다 의뢰가 들어오는데, 그것을 완수하면 상금을 받습니다. 타 슈팅게임에서 보이는 천편일률적인 자코격추 -> 중간보스 격파 -> 보스 격파 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보스가 등장하지 않는 스테이지도 많고, 스테이지마다 특별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점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발전소를 폭파시키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발전소를 파괴하지 않고 지나쳐버리면 게임오버가 됩니다.) 그 외에 TV 중개권을 사서 유혈 낭자한 전투 장면을 TV에 방영해 시청료를 받는다던가, 현상수배된 범죄자를 격추시켜 경찰에 넘길 수도 있는 등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상점에서 다양한 무기를 구입해 장착할 수 있다.

젯 앤 건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자유로운 기체의 커스터마이징입니다. 무기부터 시작해 기체의 색상, 이동속도, 방어력, 순회능력, 실드, 회복 속도 등 대부분의 요소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커스터마이징에는 자금이 들기 때문에, 의뢰를 이행해 얻는 보상금 외에 적기를 많이 격추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한 스코어보다 적기를 격추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 준다는 점에서 꽤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의뢰를 완수하면 얻을 수 있는 더 크고 아름다운 기체

젯 앤 건즈의 무기는 상당히 개성적이고 다양합니다. 평균적인 성능을 가진 개틀링 무기, 발사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발열량이 높은 플라즈마 무기, 지상의 적을 소탕하기에 좋은 폭탄, 날아가는 속도는 느리지만 발열량이 적은 미사일 등 다양한 성능을 가진 무기들을 자유롭게 조합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폭탄류와 미사일류는 1개씩만 장착할 수 있으며, 다른 무기들은 앞면에 3개, 후면에 1개를 달 수 있습니다. (후면에 달지 못하는 무기도 있고, 후면에만 달 수 있는 무기도 있습니다.) 무기 종류도 매우 싼 가격의 무기에서부터 매우 비싼 무기까지 수십가지가 존재하며, 게임을 진행할수록 점점 더 좋은 무기들이 상점에 등장하므로 기체를 업그레이드하는 재미가 쏠쏠한 편입니다.

요랬던 무기가...

업그레이드하니 이렇게!!

무기 구입과 장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입한 무기를 자유롭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격이 싸고 성능이 낮은 무기라도,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하면, 고가의 무기들보다 훨씬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인지, 무기를 되팔거나 다운그레이드를 할때 자금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비싼 무기를 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돈을 저축하거나 할 필요없이, 가지고있는 모든 자금을 최대한 운용해서 커스터마이징한뒤, 다음 스테이지에서 전부 되팔거나 다운그레이드를 해서 다른 커스터마이징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자금 운용에 대한 압박없이 가지고있는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므로, 유저들은 한가지 세팅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나치게 연사하면 과열되어 버린다.

무조건 강력한 무기만 장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기마다 발열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대체로 레이져나 플라즈마 무기들이 발열량이 높은데, 연사를 하다 과열되어 버리면 일정시간 샷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때문에, 무기 뿐만 아니라 기체의 냉각기를 업그레이드 한다던가, 과열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탄 무기를 적당히 섞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대적으로 화력이 약한 미사일이나 폭탄류 무기들은 발열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조화력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 부품을 달면, 보조무기의 공격 방향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업그레이드 요소가 있어 취향대로 기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체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적의 탄환을 막아주는 옵션이라던가, 데미지를 줄여주는 실드, 보조무기의 방향을 컨트롤 해주는 장비, 특정한 중립 차량을 해킹할 수 있는 장비, 기체의 방어력, 이동 속도, 선회력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 요소 덕분에 어디에 돈을 써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기체가 파괴되면 비상탈출장치로 조종사가 뛰쳐나와 발악할 수 있는 장비까지 있습니다.(실용성은 제로...)

게임 자체는 상당히 화끈하다.

 
젯 앤 건즈의 게임성은 상당히 화끈한 편입니다. 특히 폭발효과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 같은데, 폭발할때마다 화려한 화면효과와 함께 화면이 크게 흔들립니다. 또, 격추된 적기는 지상으로 추락해서 2차 폭발을 일으키며, 그 폭발에 휘말린 적 지상유닛들도 연쇄 폭발합니다. 적기를 격추시키면 조종사가 튀어나오는데, 이들을 학살할 수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옵션에 Gore On/Off 옵션이 있는데, On으로 하면 인간들이 좀 더 잔인하게 죽게 됩니다. ;;) 큼직큼직한 기체들의 모습과 정신 없이 흔들리는 화면, 그리고 화려한 연쇄 폭발효과는 상당히 화려하며, 단순하지만 중독성있는 BGM에 어우러져 의외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일본 슈팅게임에 비해 기체의 피탄면적이 매우 큰 편이지만, 적의 탄환에 맞아도 바로 격추되지 않기 때문에 슈팅 초보 유저라도 손쉽게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즉, 젯 앤 건즈는 적의 무수한 총알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데 스릴감을 느끼는 탄막슈팅이 아니라, 적의 총알을 몸으로 버텨가면서(...) 닥치는대로 적을 박살내는 화끈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숫자를 맞추는 퍼즐

뇌물을 받고 놓아줄 것인가, 법의 처벌을 받게 할 것인가

슈팅 뿐만 아니라, 다른 세세한 잔재미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 보입니다.
미션 도중에 얻게되는 컨테이너는 4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데, 여기서 간단한 퍼즐이 제공됩니다. 또, 미션 중 현상범이 탄 기체에 표시가 되며, 이를 격추하면 보너스 상금을 얻게 됩니다. 현상범을 체포할 경우, 이들에게 뇌물을 받고 놓아주던가 아니면 법의 처벌을 받게 할 수도 있습니다. 슈팅 외에도 간단히 즐길 꺼리를 만들어 놓은 점이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무슨 패러디일까요...;;

 
잿 앤 건즈는 한번 엔딩을 보면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차원의 홀에 빨려 들어가 시간을 역행한다는 설정인데, 덕분에 지금까지 빵빵하게 키운 기체로 적들을 학살하면서 손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적들의 맵집도 대체로 상향되어서 나오지만, 엔딩을 보고 2회차 돌입할 정도면 무기와 기체가 완전 업글된 상태가 대부분이므로 난이도가 상당히 하락합니다.

하지만 2회차부터 흥미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이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이미 기체는 키울만큼 키워서 커스터마이징 할 꺼리도 없고, 2회차의 경우 적들의 맵집이 상당히 상승하기 때문에 데미지가 아주 강력한 일부 무기들만 선호하게 되어 다양한 무기를 쓰는 재미도 사라집니다. 방어력과 실드, 회복속도가 풀 업그레이드 된 기체는 하드 난이도에서도 뻘짓만 안하면 죽을 일이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급하락하며, 보스는 등장하자마자 광속으로 막강한 화력에 집중사격맞고 순식간에 죽어버리니 상당히 허무해집니다. 결국, 1회차는 대단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2회차부터 갑자기 몰입감이 떨어진다는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1회차만 해도 스테이지의 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게임의 볼륨이 빈약하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2회차에서 기존의 약한 무기가 업그레이드 된 버젼으로 재등장한다던가, 스테이지 구성이 좀 더 변하던가 하는 변화점이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지....

마지막 보스의 등장... 저 놈의 정체는.....

세탁기였습니다. 아놔...--;

젯 앤 건즈는 약간의 양키센스를 견딜 정신력만 있다면, 상당히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슈팅게임입니다.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과 화끈한 게임성이야말로 젯 앤 건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며, 비교적 난이도가 낮고 탄환을 피하는게 그렇게 힘들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도 손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의 슈팅게임은 무시무시한 탄막을 미세한 피탄면적을 가진 기체로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슈팅게임이 대세이지만, 이런류의 슈팅게임에 질렸거나 실력의 한계를 느낀 유저라면 젯 앤 건즈는 아주 괜찮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