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드 뤼지냥이 보낸 예루살렘군은 두 부대로 나누어져 케락과 예루살렘을 지원했다. 하지만, 케락으로 보낸 원군은 이미 격파당했고, 남은 건 살라딘의 군대를 포위한 예루살렘군 뿐이었다.
적들의 규모를 보고 놀란 이집트군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집트군은 살라딘의 근위대까지 통틀어 1500명.... 예루살렘군은 군대를 둘로 나눴다지만, 티레와 아크레의 군대를 모두 동원해 살라딘의 2배에 달하는 군대를 모으는데 성공한 것이다.
살라딘은 천막에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인샬라! 전군, 출진준비를 하라!!
살라딘은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지만, 신앙심만으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만큼 현실주의자였다. 살라딘은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적들이 익숙하지 못한 사막으로 끌어낼 계획을 세웠다. 살라딘은 고의로 교전을 피하면서 예루살렘군을 사막으로 유인하였고, 압도적인 대군을 동원한 예루살렘군은 맹렬하게 추격했지만 가벼운 무장을 한 이집트군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결국 하루종일 추격전을 벌인 예루살렘군은 탈진하여 예루살렘 남쪽에 위치한 하틴의 뿔이란 언덕으로 집결하였다.
하루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살라딘은 결전 준비를 마쳤다.
살라딘은 언덕 아래에 군대를 넓게 포진시켰다.
합성궁을 사용하는 사막궁병대를 중앙에 넓게 배치하고, 궁기병을 좌익에 충격기병을 우익에 배치하였다.
사막의 유목민들로 이루어진 사막 궁병대는 빈약한 장비만을 갖추고 있었지만, 거친 사막에서의 생활에 익숙한 터프한 병사들이었다. 이들은 타는듯한 사막의 열기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투준비를 마쳤다.
좌익을 맡은 맘루크 아처와 사막 기병대들은, 합성궁과 투창으로 무장한 유능한 스커미셔들이었다.
오직 전투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맘루크들은, 한명이라도 더 많은 프랑크족을 쓰러뜨리기릴 열망하고 있었다.
우익을 맡은 굴람 기병대는 유럽식의 랜스를 장비한 중기병들이었다.
프랑크족들의 충격전술에 골머리를 앓은 아랍인들은, 프랑크족들이 사용하는 무기와 전술을 흉내내어 아랍식의 충격기병으로 재현한 것이었다. 이들은 잘 훈련된 예루살렘 기사만큼 강력하진 않았지만, 지휘관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믿음으로 결속되어 있었다.
하틴의 뿔 언덕에 위치한 예루살렘군이 드디어 진군하기 시작하였다.
사막의 타는 듯한 열기에 예루살렘군들은 지치고 탈진해 있었다.
반면에 가벼운 무장을 한 사막의 유목민들과 이집트 기병들은 체력을 보존한채 예루살렘군을 기다릴 수 있었다.
투르코폴들이 말을 박차고 이집트군 좌익으로 접근하기 시작하였지만, 이집트군 좌익의 맘루크들은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슬슬 후퇴하면서 중앙으로 꾀어내기 시작하였다.
투르코폴들이 정신을 차렸을땐, 이집트군 궁병들에게 완벽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하늘을 뒤덮는 수많은 불화살이 투르코폴들을 덮치자, 적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몸에 불이 붙은 투르코폴들의 진형은 아수라장이 되어, 불타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버려두고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맘루크들은 멀찍이 우회해서 예루살렘군의 배후를 차단했지만, 예루살렘군은 진로를 바꾸지 않았다. 예루살렘군을 넓게 포위하는데 성공하자, 살라딘은 나팔을 불어 우익의 굴람기병대에게 신호를 보냈다.
살라딘의 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굴람 기병대가 무서운 기세로 예루살렘군의 측면을 강습하였다.
장비로보나 훈련으로 보나 모든 면에서 예루살렘 기사들이 우수했지만, 기습적으로 측면을 강타당하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집트 기병들의 공격에 예루살렘군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예루살렘의 원군이 북쪽에서 접근한 것이다.
하틴의 뿔에서 고립된 예루살렘을 구원하기 위해, 대장 찰스가 이끌고 온 예루살렘의 원군은 1200명 정도....
예루살렘군의 본대를 궤멸시켰다지만, 이집트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터라 무시할 수 없는 규모였다.
바야흐로 하틴의 전투는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었다.
(참고: 기 드 뤼지냥이 아르수프에 처박혀 안 나오는 바람에 실제전투와는 전개가 많이 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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